지난 2005년 매향리 미공군 쿠니사격장이 주민들의 투쟁으로 폐쇄된 이후 정부와 화성시가 사격장을 국제평화생태공원으로 조성키로 했으나 재정난을 이유로 건립 자체가 연기되면서 수년째 표류,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8일 화성시와 우정읍 매향리 주민들에 따르면 정부와 화성시는 지난 2005년 폐쇄된 미공군 쿠니사격장의 매향리 전용 공여구역 97만3천㎡를 공원 60%, 레저시설 40%의 국제적인 평화생태공원으로 2013년까지 총사업비 2천18억원(국비 424억원, 시비 1천594억원)을 들여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된지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평화공원 건립 사업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채 답보상태에 빠졌다.

특히 시는 지난 2009년 국비지원 증액(424억→707억원)을 내세워 레저시설을 빼고 100% 공원으로 조성하고 완공도 2015년으로 2년 늦추는 변경안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 계획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시는 또 재정난으로 올해 계획된 토지 매입비 57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이미 책정된 국비 85억원마저 돌려보내야 할 위기에 처했고 완공 목표도 2017년으로 또다시 2년 더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정부가 평화생태공원 건립 비용의 상당액을 화성시에 떠넘기는 것은 국가 책임의 방기라며 용산미군기지는 특별법까지 제정, 1조5천억원을 지원하고 267만㎡의 땅을 무상 제공하면서 매향리 생태공원에는 사업비 21%를 부담하겠다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며 국비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이어 공원 건립을 또다시 연기하는 것은 매향리 주민과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당초 계획에 따른 공원 조성을 위한 민관공동추진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김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