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군에 입대한 아들의 신병교육훈련 수료식에 다녀왔다. 몸도 약하고 정신적으로도 미성숙했던 아들이 5주 동안의 훈련으로 강인한 체력과 정신을 갖춘 모습으로 '충성'하고 인사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대한남아가 되었다는 마음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러나 사회자의 행사진행순서에 따라야 할 일부 젊은이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에도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자기들끼리 떠드는 광경은 거기에 참석한 여러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조국에 대한 충성심, 단체생활에서 느끼는 협동정신,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상생정신 등은 군에서만이 배울 수 있는 고귀한 선물이다. 또한 군대는 정신교육을 통하여 젊은이들이 인생의 가치관을 정립하여 앞으로 어떤 자세로 세상을 살 것이며,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영적으로 섬길 대상과 내용은 무엇인지, 어떤 자세로 어떤 꿈을 이룰 것인지를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인격도야의 장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일시적인 어려움이 두려워 군대를 기피하는 일부 계층의 사람들, 국민의 지탄을 받는 일부 정치인 자제들, 모두다 군대라는 곳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고위직 임명을 위한 인사청문회 때마다 등장하는 본인 및 자녀의 군대문제, 매스컴에 종종 보도되는 유명인의 군 기피 문제 등이 이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을 길게 보면 군대에서 보내는 2년 남짓 기간이 그리 길지도 않고, 인격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평생의 멍에를 짊어지고 사는 일부 사람들이 측은해 보이기까지 한다.

/농협중앙교육원 이충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