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여파와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지난달부터 증권사들이 주요 종목의 목표가를 대거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외 변수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됐음에도 목표가 산정때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가 막상 악재가 불거지자 부랴부랴 목표가를 낮춘 것이다.

특정 종목만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뒷북 대응에 나선 것은 시장변화를 충분히 읽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연합인포맥스 단말기 자료를 보면 증권사들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9일까지 발행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분석 보고서가 모두 1천611건으로 이 중 목표가를 높인 사례는 196건, 낮춘 사례는 271건으로, 하향 조정 건수가 75건 더 많았다.

┃표 참조

낙관론 일색인 증권업계에서 목표가 하향건수가 더 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7월만 해도 상향건수(272건)가 하향건수(180건)보다 92건이나 많았다. 올해 전체로도 목표가 상향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초부터 지난 7월말까지 상향건수는 2천290건이었다. 하향건수는 924건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는 시장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선제 대응에 실패했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평시에는 목표가를 내리기보다 올리는 건수가 훨씬 많다. 주가가 일정 부분 내려가도 기업가치를 믿고 기다린다. 그런데 최근과 같은 폭락장에서는 목표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율이 과도하게 커 목표가를 내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지는 점도 목표가 하향의 이유로 꼽힌다.

/이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