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해양소년단 인천연맹장)
오랜만에 지방에서 올라온 사위와 함께 5살 먹은 외손자를 데리고 시원한 냉면을 먹으러 외식을 나갔다. 언제나 그렇지만 철없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식당에 가면 늘 불안하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알아듣도록 타이르고 얌전히 앉아 있기로 약속했지만, 정작 식당에 들어서면 마냥 걱정이 된다. 딸아이는 안절부절못하면서, 주위 분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애를 쓴다. 여유 있는 편한 식사가 아니었지만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가족이 있어 든든했다. 딸아이는 "어린이집에 가기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며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같은 학교 문화에서 얼마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지 솔직히 가늠할 수가 없다.

지난 5월 인천의 모 중학교 여교사가 체험학습 현장에서 학생을 체벌한 일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일방적으로 여교사를 매도하는 분위기였다. 언론보도에 따라 뒤이어 나올 파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합시간을 1시간 이상 지연시키며, 기다리는 많은 학생들에게 불편을 준 당시 상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선생님과 학생 관계를 교육적 측면보다 '강자'와 '약자'로서 보려 한 편치 못한 시각이 있었다. 교육 현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신체적 체벌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교육적인 벌도 해서는 안 될까? 어린 시절에 나쁜 습관이 형성되면 장차 그 개인이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우리의 부모들은 어린 자녀가 여러 사람 앞에서 떼를 쓰면 다른 사람 보기에 창피하고 민망해 어린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어린 아이의 떼쓰는 것을 별스럽지 않게 넘어간다. 자녀들이 부모의 과보호 속에서 성장해 다른 이웃과 친구를 배려하지 않는다면 또다른 어른문화로 발전시킬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퇴행문화인 '떼문화' 그리고 '떼법'의 원인은, 너그럽게 받아 준 부모 그리고 무책임하게 개인의 일그러진 인권만을 부각시켜 준 사회 병리현상에도 일부 찾을 수 있다.

학교에서도 철저히 도덕·준법교육을 해야한다. 그래서 사람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올바른 교육을 해야 한다.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가 학교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인격과 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에게 방해하는 행동을 하면, 그런 나쁜 행동이 습관으로 되지 않도록 교사가 행동 수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교장·교감, 담임·교과교사가 지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교실에서 나타나는 일탈된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누가 지도할까? 선생님도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에 따라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학교 밖에서 떠드는 비이성적인 학생지도에 대한 지나친 편견과 관여에서, 학생의 잘못된 습관은 누가 지도할까? 학생의 올바른 사람됨을 위한 교육은 가정과 학교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궤도를 벗어난 사회단체의 지나친 학교교육 개입은 어쩌면 학교교육에 또다른 암초가 될 수 있다. 사회단체는 격려와 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는 '참 좋은 이웃 교육 파트너'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