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노마드북스, 291쪽, 1만5천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명 이만열. 그는 예일대, 도쿄대, 대만국립대, 서울대,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한 후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한국으로 와 5~6년 동안 살았다.

이 책에는 그가 한국에서 인문학 교수로 활동하면서 느낀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고 정한 것은 한국이 6·25전쟁 이후 황무지에서 약 30년 동안 초고속 압축성장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발전은 가져왔지만, 상대적으로 인문학적 교육은 소홀히 함으로써 삶의 질과 정신적 가치를 그만큼 상실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한국의 찬란했던 인문학적 자산과 문화유산을 요즘 시대에 맞게 다시 새롭게 부활하자고 초지일관 주장한다. 그 핵심이 인문학적 교육방식이다.

책은 총 7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 '하버드 박사의 한국표류기'에서는 저자가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한국을 찾은 배경이 등장한다.

2부 '가장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자신의 어릴 적 경험담을 통해 끊임없는 토론과 독서가 인문 교육 부활의 정답임을 강조한다.

3부 '나의 독서노트'에서는 저자가 인상 깊게 읽었던 책들에 대해 간략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장자의 나비, 시대통찰의 '홍루몽', 다산 정약용의 인문서들, 프리모 레비의 시집 '살아남은 자의 아픔' 등이 그 감성적 읽기의 대상도서들이다.

4부 '한국인들과 살다보면' 편에서는 한국인들의 독특한 반어적 표현법, 예절과 가부장문화, 한·일월드컵 응원, 한국의 발효음식, 비빔밥 정치, 한국인의 사교문화, 세계와 한국문화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곁들여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

5부 '인문교육의 부활을 위하여'에서는 인문교육의 부활을 위해 먼저 한국의 교육 현실을 진단하면서 저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6부 '하버드에서 만난 사람들' 편에서는 저자가 하버드 대학원 시절에 만나 함께 연구하며 인연을 맺어온 세계적인 예술가와 학자들에 대한 일화와 대담들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7부인 '내가 예일대를 선택한 이유' 편에서는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고교 때의 학업생활이 구체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7~8개의 다양한 클럽활동과 끊임없는 독서와 토론, 그리고 예일대 입시 준비과정 등을 밝히고 있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