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는 열렸지만 상처로 얼룩졌다. 욕설과 몸싸움, 야유와 고함 등이 난무했다. 유영록 김포시장과 유정복 국회의원, 주민들이 참여하는 10여명 이내의 주민협의체에서 역사 위치를 다시 논의하는 걸로 간신히 결론 내렸지만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고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부터 김포시 풍무동 동사무소에서 열린 '풍무중앙역사 유치를 위한 주민공개토론회'의 풍경이다.

15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들어찬 토론회장은 초반부터 열기로 후끈거렸다. 패널로 참석한 김수영 풍무동아파트연합회장과 김한원 월드프라임아파트 대표는 유 시장과 유 국회의원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김수영 회장은 "시장은 9호선 연장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당선을 위해 공약했다. 사기친거나 마찬가지다. 유 의원도 1년여동안 중전철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방치했다. 책임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한원 대표는 "약속을 못 지켰으면 사퇴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유 시장은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안됐다. 시 재정을 감안할때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해 경전철로 선회했다. 약속을 못 지키면 2년이내에 사퇴한다는 얘기는 그만큼의 열정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은 "중전철을 공약한 시장이 당선되자마자 지역 국회의원이 '그건 안된다'고 말하면 발목잡기라고 비난 받았을 것 아닌가. 그래서 기다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무역사에 대한 논란도 뜨거웠다. 시민패널들은 "48국도변의 선수동에 만드는 역은 풍무역이 아니라 선수역이며 그건 주민들을 기만하는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유 시장과 유 의원은 "풍무동 자치센터 옆으로 오기 위해서는 최소 2천억원 이상이 더 들어간다. 재정부담 때문에 도저히 안된다"고 맞섰다.

토론 중간중간에 끼어들던 주민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중앙역사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민 이모씨는 "선수동에 역사를 짓는 것이 김포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야유하는 목소리에 묻혔다. 일부 주민들은 "당신들은 풍무동 사람들이 아니다. 나가라"고 고함쳤고 "나도 풍무동 사람"이라는 맞고함이 이어지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오후 7시 40분께 중단됐다.

장내가 정리되고 8시 넘어 속개된 토론회에서 김 회장은 "정확한 내용을 알기위해 주민협의체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난색을 표하던 유 시장이 마지막 순간에 응하면서 모임은 끝났다. 22일로 예정됐던 김포도시철도기본계획변경안의 경기도 제출도 당연히 유보됐다. 이 과정에서 유 시장은 "변경안이 국토부 승인을 받고난뒤 거취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해 또다른 불씨를 던졌다.

/박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