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을 끌어온 숭의축구전용경기장내 홈플러스 입점논란이 '조건부 등록'으로 일단락됐지만, 갈등이 봉합되기보다는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의 갈등은 홈플러스 입점을 둘러싸고 숭의경기장 주변 전통시장과 재개발지역 주민간 찬반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남구청과 홈플러스간 행정소송' 또는 '숭의축구전용경기장 공사비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정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관측의 배경은 홈플러스 입점과 연계해 맺은 인천도시개발공사와 숭의경기장 재생사업시행사인 에이파크개발간 임대계약 때문이다.

인천도개공과 에이파크측은 홈플러스측으로부터 입점이 허용될 경우 선납임대료 명목으로 170여억원을 지급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에이파크측은 지난 6월초 '남구가 홈플러스 입점을 허용해야 선납임대료를 받아 숭의경기장 신축공사를 마무리하겠다'면서 공사를 전면 중단한 것은 물론, 홈플러스 입점이 무산되면 그 동안 경기장 공사비로 투입한 1천700억원에 대해 발주처인 인천도개공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남구를 압박해 왔다.

하지만 '주 1회 휴무'를 사실상 입점거부로 받아들이고 있는 홈플러스측이 순순히 선납임대료를 지급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에이파크측 관계자도 "선납임대료는 홈플러스 입점등록이 되고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통과되는 두 가지 조건이 성립하면 지급받게끔 돼 있다"면서 "하지만 남구의 '조건부 등록'을 '등록'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법률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는 '주 1회 휴무' 조치를 놓고 '남구가 재량권을 남용해 영업권을 과다하게 침해한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어 홈플러스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