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잔디에서 발암물질인 환경호르몬(PAHS) 과다검출로 말썽을 빚고 있는 가운데 여주군이 각 체육공원내 인조잔디를 설치하면서 환경호르몬 검출위험이 높은 저가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군은 인조잔디 설치 후 단 한번도 환경호르몬 검출 등의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여주군에 따르면 군은 2007년 4억1천800만원을 들여 북내 체육공원에 인조잔디를 설치한 뒤 각 면단위 체육공원내 축구장에도 인조잔디를 깔았다.

그러나 군이 조달청에 의뢰해 설치한 대부분의 인조잔디가 저가제품이어서 발암물질인 환경호르몬 검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2009년 설치한 능서체육공원내 인조잔디는 4억200만원, 지난해 설치한 가남체육공원은 4억1천700만원, 대신체육공원 4억6천500만원, 올해 초 설치한 흥천체육공원 4억5천만원, 오학체육공원은 4억5천400만원의 저가제품이다. 또한 여주읍 하리 양섬에 조성할 야구장 2개면의 인조잔디 예산은 7억5천만원에 불과해 저가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 최근 조성한 여주종합운동장 인조잔디 예산은 7억6천800만원으로 안전성을 우려해 기존 인조잔디보다 무려 3억원 이상 비싼 외국산제품을 사용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체육공원 등에 환경호르몬 검출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가의 인조잔디를 설치,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지만 군은 그동안 한번도 위해성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저가의 인조잔디는 햇볕에 약해 환경호르몬 과다 검출이 우려되고 고무분말은 피부 접촉이나 호흡기 등으로 인체에 들어갈 경우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조잔디 전문업체 관계자들도 "대부분 지자체가 예산문제로 최저가 입찰을 하고 있어 단가를 맞추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이나 일정 기준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조달청 입찰 의뢰 당시 KS제품을 요구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사업예산이 한정돼 있어 최저가로 입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인조잔디 안전성 검사도 예산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박승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