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최선을 다해서 맛있는 풀을 준비해 날마다 사자에게 대접했다. 사자는 싫었지만 참았다. 사자도 최선을 다해서 맛있는 살코기를 날마다 소에게 대접했다. 소도 괴롭지만 참았다. 하지만, 참을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둘은 마주앉아 이야기를 하다가 다투게 되었고, 끝내 헤어지고 말았다.
헤어지면서 서로에게 한 말,"난 최선을 다했어!"였다. 소가 소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사자가 사자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면 그들의 세상은 혼자 사는 무인도나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소의 세상, 사자의 세상일 뿐이다. 나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 상대를 못보는 최선, 그 최선은 최선일수록 최악을 낳는다.
위의 예화를 읽으면서 언뜻 우리가 가르치고 있는 많은 아이들 중에는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른 다문화 아이, 특성이 다른 아이, 잠재 능력이 다른 아이 등 마치 소와 사자처럼 서로 전혀 다른 아이들이 섞여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도 우리는 이들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인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제부터라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소통과 어울림의 다문화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100만을 넘은 외국인들이 정착함에 따라 다문화 학생수도 급증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는 앞으로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른 다문화 아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둘째, 개인차를 고려한 수준별 개별화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습에 임하는 학생들은 개인마다 출발점 행동이 다르고, 또한 똑같은 학습 내용이 주어진다 하여도 개인에 따라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지식을 구조화하는 과정과 속도가 다르다. 따라서 학습 행동을 투입하기 전에 학생 개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수준에 맞는 맞춤식 개별화 학습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업의 초점을 개별 학습자들에게 두고 각 학습자의 개인차를 고려해서 그에 맞는 적절하고 타당한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저마다 다르게 타고난 잠재능력을 최대한 개발해 주어야 한다. 인간은 서로 얼굴 모습이 다르듯 저마다 자기만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그것을 조기에 찾아내어 집중적으로 개발해 주어야 한다. 화가는 독수리 알을 사실대로 그리지만, 교사는 알을 보면서 알에서 부화하고 성장하여 매서운 눈,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 큰 날개를 가진 독수리를 상상할 수 있는 혜안(慧眼)을 가져야 한다. 획일적인 교육은 같은 내용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며 평가해야 한다는 신념하에서 공정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학생이 똑같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공정하며, 학생들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면 가장 '불공정한 교육'이 된다.
교육평등의 개념은 능력·관심·적성의 차이를 전제로 이들 차이간에 나타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개별화한 교육을 의미하며,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방식으로 가르치라는 의미가 아니다. 교육은 꿈을 현실로 실현해 가는 위대한 과정이며, 이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