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설물 인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판교신도시내 쓰레기 집하시설(판교 크린넷)의 성능이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판교 크린넷에 대한 기술진단 용역을 맡긴 결과, 악취·소음 제거 기능이 미흡하고 음식물 쓰레기 분리 수거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입구의 악취 농도는 기준치(15배수 이하)를 충족한 반면 4개 집하장의 배출구 악취는 1천~1천442배수로 기준치(500배수 이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악취를 해결하려면 현행 '약액세정탑+활성탄흡착식' 탈취시설을 '탈취로(RTO)' 방식으로 교체해야 한다.

투입시설(공기흡입구) 소음도 77.1~99.9㏈로 기준치(55㏈ 이하)를 넘어 주택이나 상가에 인접한 투입 시설은 폐쇄하고 이전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공기흡입구를 지하에 설치토록 설계됐으나 지상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투입구는 외부에 노출되고 습기에 취약한 구조로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평균 0.17t 정도 수거량에 이송효율이 49.1%로 기준치(80% 이상)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는 음식물쓰레기 분리처리 설비의 성능이 미흡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혼합 수거로 침출수가 나와 소각장에 반입되는 쓰레기의 함수율이 74%로 설계기준치(45%)를 넘어섰다.

집진설비도 성능이 미흡해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설개선 비용으로 71억2천만원(탈취시설 교체 36억4천만원, 투입시설개선 28억원, 집하시설 개선 6억8천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연간 운영비용도 22억6천만원(용역비 6억5천만원, 공과금 10억원, 투입구 유지관리비 2억5천만원, 탈취로 연료비 3억6천만원)으로 청소차 수거 운반비용(7억원)보다 3배나 더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성남시는 크린넷의 환경성과 경제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LH와 시설 운영 및 보완 문제를 협의할 방침이다.

LH는 600억원을 들여 2009년 7월 크린넷을 준공한 뒤 성남시에 인수를 요청했으나 시는 여름철 악취와 잦은 고장에 따른 민원이 제기되자 인수를 거부해 왔다.

/배상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