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희 (경기도 비전기획관)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다. 대만의 명동이라 불리는 시먼딩을 방문했는데 그 곳에서는 언론을 통해서만 들으며 막연하게 짐작해오던 한류 열풍의 실체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길거리 곳곳에서는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한국 배우들의 사진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귀에 익은 노래들을 한참 듣고 있으니 '여기가 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명절이 되면 으레 홍콩 영화를 보고 암암리에 일본의 대중 음악에 열광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그들이 우리의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

그런데 한국이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대중문화가 아니었다. 시먼딩 곳곳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음악이 들려오는 것 못지않게 눈에 띄는 것은, 번화가인 시먼딩에서도 최고 중심거리에 자리잡은 한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숍이었다. 한국음악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화장품 매장에 빼곡히 자리한 대만 사람들은 중간중간 매장에서 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쇼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반면에 명동에 가보면 수많은 화장품 매장에 일본인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일본인 손님들이 워낙 많다 보니 직원들이 일본어 회화를 능숙하게 하는 것은 기본이 됐다. 그래서 명동에선 오히려 내가 외국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을 기반으로 산업이 성장했고 지금은 IT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뷰티 역시 문화의 힘을 타고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제는 뷰티산업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가 온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뷰티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시장은 2006년 53억원에서 지난 5년동안 무려 18배나 치솟으며 올해 1천억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헤어, 피부미용, 네일 등 뷰티산업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그 규모는 무려 5조2천863억원에 이르며, 2014년에는 7조5천193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의 뷰티는 어느덧 아시아 대표를 넘어 전세계로 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미용성형을 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줄을 서있는 세계 각지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를 입증한다.

정부는 오는 2013년을 '코스메틱 10대 국가'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만 해도 경기도를 비롯한 각 시·도에서 주최하는 뷰티산업관련 크고 작은 박람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이는 곧 뷰티 전문 인력 양성, 뷰티지원센터설립, 뷰티산업단지 조성, 뷰티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산업 전반에 큰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뷰티 산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하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육성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경제효과에 머물지 않고 한국 전체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달 28일부터 3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1 대한민국뷰티디자인엑스포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다른 산업과 문화 발전을 이끄는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른 한국의 뷰티디자인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진단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 피어난 동방의 아름다움이 전세계를 밝히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