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지역 11개 농민단체가 여주통합RPC의 원료곡 부족 원인 등의 규명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군내에 걸려 있다.

여주지역 11개 농민단체가 여주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통합RPC)의 2009년산 원료곡 부족 원인과 거래명세표 없이 특정인에 3천600여포 편법매각 의혹(경인일보 10월 13일자 19면 보도)에 대해 진상을 규명해 달라며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13일 여주군 농업인단체협의회 신재경 대표 등 11개 농민단체 회원 200여명이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농민단체들은 지난해 말 2010년 자체 감사를 통해 원료곡(벼)이 장부에 기재된 수량보다 288t이 부족한 것을 발견, 원인규명을 요구했지만 통합RPC측은 업무미숙이란 답변으로 일관해 의혹만 키우고 있다며 이를 규명키 위해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농민단체들은 통합RPC측이 재고조사에서 부족한 288t이 수분함량 적용에 따른 감량과 미기표, 유량계오차(협잡물 제거) 등으로 199t이 줄어들었다고 주장하지만 벼 수매과정에서 협잡물의 90%이상이 제거된 상태에서 또 다시 200t이 감량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RPC통합 이후 2년간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각 농협 분담금으로 충당하는 등 농민들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원료곡이 부족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며 검찰이 철저히 조사해 원인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통합RPC측은 일부 직원들이 부족한 원료곡을 금액으로 환산한 2억4천500만원을 변상하겠다고 하지만 부족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변상만으론 의미가 없다며 검찰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농민단체들은 이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통합RPC 고위간부가 거래명세표는 물론 도정지시서, 출하지시서도 없이 수차례 개인에게 쌀 3천600여포를 편법으로 판매하는 등 일부 간부급 직원의 불법이 결국 원료곡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통합RPC의 전반적인 문제까지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민단체들은 지난 7월 통합RPC 이사회에서 엄우현 농협 중앙회 여주군지부장을 감사로 위촉한 것에 대해 반발, 감사 재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엄 지부장이 이번 통합RPC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원인 규명 노력은 하지 않은 채 RPC측만 비호해 왔다"며 "엄 지부장이 감사를 맡을 경우 차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 규명을 하지 않은 채 덮고 넘어갈게 분명한 만큼 감사를 재선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승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