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시의원 뇌물 수수와 음주운전 등 잇따른 비위로 도덕불감증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난 여론(경인일보 9월 26일자 5면 보도)에도 불구하고 유럽으로의 해외 연수를 강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시와 시민들은 수해 복구가 여전히 진행중인데다 최근 인천공항~강원도 평창간 고속철도(KTX) 유치를 위한 인근 시·군의회의 발빠른 행보와 대조를 보이는 등 주민과 현안사업은 뒤로 한채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는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16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정희익 부의장과 소미순 의회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이현철·설애경 의원 등 4명과 의회 직원 2명 등 모두 6명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독일 등 2개국으로 해외연수를 간다.

이번 해외연수 예산은 모두 1천580만원이며 의원들이 자비 150만원을 별도로 충당하기로 했다.

연수 기간동안 지난 7월 집중 호우로 곤지암·경안천이 범람해 인명사고 등 큰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 세계 최고 수준인 터널식 복개 하수도 시설인 프랑스 파리의 지하 하수처리시설 현장을 견학하는 등의 일정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수 비용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있는 L의원의 몫이 포함돼 있고 의원들간 연수비용을 몰아주는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향후 예산 운용에 대한 적정성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주민 L씨는 "얼마전 의정활동비가 부족하다며 의정비 인상을 요청해 놓고 자비로 150만원을 들여 연수에 참여하는 것은 의정비가 정말 부족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광주시는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주민 편에 서서 수해 복구에 동참하고 있는데 시의원이라는 양반들의 머리속에는 해외여행밖에 없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연수에 참여하는 한 의원은 "예산을 새로 만들어서 가는 것도 아니고 예산의 범위내에서 가는 것"이라며 "해외연수를 통해 선진화되고 전문적인 기술 등을 배워 의정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