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2시. 60여개의 상가들이 밀집해 있어 파주 최고 상권으로 불리우는 금촌동 일대는 건물마다 의류 전문매장이 1~2개씩 입점해 있을 정도로 쇼핑상권이 발달한 지역으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일부 매장은 불을 꺼둔채 영업을 접은 점포들도 많다. 매장마다 마련된 주차장에는 매장 상호명을 부착한 차량만이 이 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는 매장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심지어 주변 부동산에는 '상가 임대'란 문구를 쉽게 찾아볼 정도로 과거 상권이 발달했다는 지역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금촌동에서 여성 의류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이모(43·여) 사장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손님들이 아무리 없어봤자 하루 4~5명 이상은 됐지만 인근에 대형 쇼핑센터가 입점한 이후 손님들이 하루에 한 명도 없는 날이 수두룩하다"며 "특히 일부 상인들은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현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가를 서둘러 매물로 내놓지만 매입하려는 사람은 커녕 임대하려는 사람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파주 금촌동 일대의 전용면적 49㎡ 일반상가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 3월 신세계 첼시 아웃렛 입점 이후 7개월새 9%가량 떨어진 4억5천만~5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금촌동 상권 형성 지역과 불과 7㎞ 떨어져 있는 신세계 첼시 파주프리미엄 아웃렛은 밀려드는 고객들의 차량으로 일대 도로가 마비되고 주차장에는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아웃렛 안 역시 평일 오후 시간에도 불구하고 가족·연인 단위 인파와 중국 여행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고, 직원들은 수시로 물건을 진열대에 채워넣는 등 분주한 모습을 연출하는 등 금촌동 의류전문매장 골목과는 상반된 모습을 연출했다.

신세계 첼시 관계자는 "지역 상권과 동반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중복된 매장을 가급적 자제하고 국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보단 외국 관광객 모시기에 치중하고 있다"며 "또한 인근 관광지와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생적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장으로 이뤄진 지역 최고 상권은 대기업들의 자본 투자로 설립된 대형 유통센터에 밀리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촌동의 한 매장 관계자는 "대기업의 자본이 투자된 대형 유통센터의 경우 기존 상권과 맞물리지 않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적인 상도임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들이 관련 법안을 만들어서라도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들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영상·김종찬기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 기획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