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올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은 모두 20개로 이중 3개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2개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찍 발달하고 북쪽으로 두드러지게 확장해 2개 태풍이 서해를 따라 북진하면서 한반도에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뿌렸다.

   ◇올해 태풍 20개 `평년 수준' = 17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5일까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은 모두 20개로 10월까지의 평년값(20.7개)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 제1호 태풍은 지난 5월 7일 필리핀 마닐라 동남동쪽 약 61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에어리(AERE)'로 같은 달 12일 오후 3시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약 240km 부근 해상에서 소멸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올해 제20호 태풍 '바냔(BANYAN)'은 지난 13일 오전 3시 필리핀 마닐라 남남서쪽 약 240km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변질됐다.

   올해 월별 태풍 발생횟수는 5월 2개, 6월 3개, 7월 4개, 8월 3개, 9월 7개, 10월 1개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태풍이 가장 많이 상륙한 나라는 필리핀이다.

   제1호 '에어리', 제8호 '녹텐(NOCK-TEN)'은 루손섬 북동쪽해안에 상륙했고 제11호 '난마돌(NANMADOL)', 제17호 '네삿(NESAT)', 제19호 '날개(NALGAE)'는 루손섬을 관통하는 등 모두 6개의 태풍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메아리'ㆍ'무이파' 한반도 직접 영향 = 올해 발생한 20개의 태풍 중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지난 6월 제5호 '메아리(MEARI)', 7∼8월 제9호 '무이파(MUIFA)', 8∼9월 제12호 '탈라스(TALAS)' 등 3개다.

   이는 평년(3.1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메아리'는 7년 만에 6월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6월 태풍으로는 서해상을 따라 북진한 유일한 태풍이다.

   장마전선과 '메아리'가 합쳐지면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렸다.

   '무이파'는 올해 서해상으로 북진한 두 번째 태풍으로 '메아리'와 유사한 경로를 보였다.

   특히 '무이파'는 따뜻한 바다 위를 느리게 이동하면서 강한 태풍으로 발달, 태풍의 오른쪽에 위치한 제주도 및 서해안 지역에 장시간 영향을 미쳤다.

   제주도에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10시간 가량 지속되는 진기록이 세워지며 5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고 전국적으로는 1천억원의 재산피해와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이 주로 서해상을 따라 북진한 것은 북태평 고기압의 위치와 관련이 있다.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 고기압은 6월까지는 서쪽으로 확장해 발달하기 때문에 태풍은 중국 남부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찍부터 발달한데다 서쪽으로의 확장은 약한 반면 북쪽확장은 두드러지면서 '메아리'와 '무이파'는 동진하지 못하고 우리나라 서해상을 따라 북진했다.

   '메아리', '무이파'에 이어 제12호 태풍 '탈라스'는 일본 열도에 상륙해 172명에 달하는 인명피해를 입힌 뒤 다시 동해상으로 진출하면서 독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동해 전해상에 영향을 미쳤다.

   태풍으로 인한 동풍의 유입으로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렸지만 특별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꿀랍', '로키' 비상구역 진입..간접 영향 = '메아리'와 '무이파', '탈라스' 등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3개 태풍 외에 제14호 태풍 '꿀랍(KULAP)'과 제15호 태풍 '로키(ROKE)'는 우리나라 비상구역 내에 진입하면서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꿀랍'은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9월 7일 발생, 우리나라에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감을 높였으나 같은 달 10일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면 수렴대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많은 비와 함께 뇌전현상이 발생했다.

   '로키'는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1회전하는 기이한 진로를 보이면서 예보를 어렵게 했다.

   '로키' 역시 일본 남쪽을 지나면서 우리나라 비상구역을 스쳐 지나갔다. 일본에서는 '로키'로 인해 30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우리나라는 동해안 지역의 큰 비 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제6호 태풍 '망온(MA-ON)'은 비상구역 내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인 영향으로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에 강풍이 불고 동해 전해상과 남해 전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됐다.

   올해 태풍이 추가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국가태풍센터 측은 전망했다.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최근 10년 간 9월 이후에 발생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친 사례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태풍 주요 발생 해역의 해수온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