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9일 앞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구원등판' 여부가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판세가 접전 양상을 띠자 범야권에서 안 원장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17일 "희망정치 구원투수 안철수 원장, 이제는 등판할 때다'라는 글을 통해 "차기 시장은 야권에서 맡는 것이 순리라고 믿어왔지만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며 안 원장의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그는 또 "대통령 사저 의혹, 측근비리 의혹이 연일 터져나옴에도 한나라당 후보가 전세를 역전하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고 있다"며 "박 후보를 지키고 국민의 열망이 타오를 수 있도록 불쏘시개가 돼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도 "5% 지지율을 받던 박 후보가 범야권 유력주자로 부상한 것은 안 원장의 지지선언과 야권 단일화 과정이 결정적이었다"며 "당연히 선거에 참여해 일정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이러한 요청은 박 후보의 병력ㆍ학력ㆍ대기업 기부금 등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공세가 드센 데다 TV토론에서 박 후보가 콘텐츠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중도층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 등에 힘입어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집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안풍'(安風) 재점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다만 박 후보 본인은 안 원장에게 선거지원을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뭐…"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여권은 '안철수 출격'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견제에 나서는 등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가 최근 안 교수의 협찬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모든 것을 협찬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서민은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홍준표 대표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내곡동 사저' 논란을 놓고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고 이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수용하는 등 여권은 각종 '선거 악재' 차단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