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패션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쇼핑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퐁피두센터는 1977년 당시 조르주 퐁피두 프랑스 대통령이 미술품 소장의 한계와 단일화된 건물 사용 방법 등을 탈피하고자 센터내에 다양한 문화시설과 쇼핑시설을 입점시켜 탄생한 프랑스 대표 복합 문화센터 중 하나다.
연면적 10만3천㎡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지어진 퐁피두센터는 건물 활용도를 극대화하고자 건물 기둥을 제외한 모든 배관을 외부로 노출시켰다. 건물 1~2층은 도서관과 연구소, 쇼핑시설을 갖췄고 3~4층은 국립현대미술관을 입점시켜 과거와 현대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출발과는 달리, 퐁피두센터는 시대를 앞서가는 초현대식 건물 구조와 통일되지 않은 건물 내부, 일부 미술품에 대한 비공개 등으로 쇼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0명도 되지 않는 비참한 상황을 맞게 됐다. 여기에는 인근에 자리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샹젤리제 쇼핑거리와 쁘렝땅·라파예트 백화점, 포름데알 등 거대 쇼핑센터의 위력도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퐁피두센터는 1990년부터 박물관에 소장중인 근현대적인 미술품 3만점 가운데 미술품을 매달 1천여점씩 수시로 바꿔가며 전시를 시작하면서 숨어있던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형 유통업체의 프렌차이즈 매장이 아닌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쇼핑매장들이 입점, 방문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프랑스의 대표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해내고 있다.
실제로 취재팀이 방문한 퐁피두센터는 하나의 복잡한 건물이기보다는 예술품에 가까웠으며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1층 도서관을 지나 외벽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가자 의류와 가방 등을 판매하는 작고 아담한 패션 상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매장 안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상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과 미술관을 관람하기 위해 대기중인 손님들까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3층에는 피카소 전시회를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고 퐁피두센터 앞 광장에는 연인들과 가족, 관광객 수백명이 광장 앞에 앉거나 누워 휴식을 취하는 인파들로 넘쳐났다.
이런 모습은 쇼핑 매장과 음식점 등 품목별 판매에 그치고 협소한 공간에 따른 휴식공간도 부족한 국내 지역 쇼핑센터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전국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퐁피두센터의 경우 차별화된 건물 활용도를 통해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프랑스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센터로 성장했다"며 "그러나 국내의 경우 쇼핑센터마다 단순화된 매장구조와 성격, 협소한 지리적 특성 등에만 머물다 보니 발전하는 쇼핑 패러다임을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어서 건물활용도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상·김종찬기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 기획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