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 (한림병원 일반외과 3과장)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인 1기 대장암이 최근 10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으로 확인돼 치료를 받은 뒤 5년 이상 살 가능성을 뜻하는 '5년 생존율'은 암 치료의 지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수도권 6개 병원에서 1999~2008년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3만1천924명을 분석한 결과, 1999년도 1기 대장암 수술 비율이 전체 대장암 가운데 13%에서 2008년 2배 가까운 23%로 크게 늘었다. 수술 없이 대장내시경만으로 치료한 초기 대장암까지 수치에 포함한다면 환자 수는 더 크게 늘어난 셈이다.

나이대별 환자 분포를 보면 전체 대장암 환자 가운데 60살 이상 노인 환자의 비율이 2008년 60%로, 99년 48.4%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반면 40살 이하 젊은 대장암 환자는 99년 22.1%에서 2008년 16.7%로 줄었다. 이런 수치는 국내 인구 구조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대장암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대장암 위험은 10년마다 두 배씩 높아진다. 예부터 채소와 나물을 많이 먹어온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구인에 비해 배변량이 훨씬 많았으나 현대인들은 서구인 못지않게 고기 위주의 식습관으로 배변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

대장암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나 90% 이상 환자가 40세 이상이다. 40세 이후 10년마다 위험성은 2배로 높아진다. 연령 이외 위험요인으로는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궤양성 대장염, 대장 용종이 있는 경우에 발생률이 높아진다. 대장암의 원인인 대장 용종은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선종성 용종을 일으키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경우 음식물, 여러 발암물질 등 환경적인 영향을 받아 용종의 발생과 성장이 촉진돼 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종성 용종 발생 위험인자는 대장암 발생 위험인자와 동일하며 직계 가족 중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으로 진단받은 경우가 있거나 고지방식, 비만, 음주, 흡연, 운동 부족, 섬유질 섭취부족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분 대장 용종은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으며 대장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용종의 진단 방법은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은데, 바륨 대장조영술과 대장 내시경 검사, CT 가상대장 조영술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대장 내시경 검사가 대장 전체를 관찰하고,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과 동시에 절제가 가능해 현재까지는 가장 좋은 검사 방법이다. 용종이 발견되면 가능한 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선종성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 단계로 반드시 용종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칼로리 섭취량 중 지방의 비율을 30% 이하로 줄여야 한다. 또 양질의 식이섬유를 하루 20~30g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하루 1.5ℓ 이상의 물을 마시고, 짠 음식을 피하며 가급적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모든 환자들에게 금기시되는 음주·흡연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도록 한다. 끝으로 정기적 건강검진을 통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수시로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