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여객선 시범운항이 관심을 끌면서 무료 시승행사를 빙자한 사기성 관광상품이 등장,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인천 서구 원당동 A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A아파트 노인회 70여명은 경인아라뱃길 여객선 무료승선 행사에 간다며 관광버스에 탑승했다.

노인회는 '경인운하 여객선 출항기념 무료승선 횡단체험'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한 여행사의 전단지를 보고 단체신청했다. 전단지에 나온 여행일정은 김포 함상공원, 애기봉 평화전망대, 선상 점심식사, 경인운하 1경~8경 경관감상, 소래포구 방문 등이다.

하지만 이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아라뱃길 여객터미널이 아닌 경기도 파주의 한 사슴농장과 의료기구 판매점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노인들은 건강식품과 찜질기 등 의료기구 구매를 권유 받았고, 일부 노인들은 30여만원을 호가하는 물품을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점심식사를 한 곳도 여객선이 아닌 파주 일대의 한 식당. 노인회 회원들은 오후 3시가 돼서야 아라뱃길 여객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A아파트 노인회장은 "처음에 팸플릿을 보고 신청했는데 막상 아침에 나와보니까 파주의 사슴농장부터 들러야 한다고 하더라"며 "정부에서 아라뱃길 홍보하려고 하는 행사인줄 알았는데 황당하고 회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여행사는 특히 행사를 무료로 진행하면서도 '갑문통과료 2천800원과 터미널사용료 2천원은 국고징수금이므로 참가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해 마치 정부에서 지원하는 행사인 것처럼 보이게끔 했다. 하지만 선사인 현대유람선 측에 확인한 결과 이같은 비용은 승선료에 포함돼 개인으로부터 따로 징수하지 않는다.

여행사 관계자는 "차량과 식사비용을 제공하는 협찬사가 파주에 있어 그곳을 경유하게 됐는데, 어르신들께 미리 말씀을 못드린 점은 죄송하다"며 "파주에서 판매한 물품들도 필요하신 분들만 구매하셨고 강매는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개항후 가끔 무료행사가 있냐고 문의가 오는데 수공에서는 이런 무료행사 계획이 없다"며 "운영권을 선사에게 넘겼기 때문에 수공이 따로 통제할 수도 없고 특정단체는 받지말라고 권유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