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당장 내년부터 반값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다른 대학 학생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

   시립대 등록금은 현재도 다른 사립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반값 등록금이 시행되면 등록금 차이가 실질적으로는 네 배 가까이 벌어진다.

   게다가 "학생 대다수가 지방 출신인 시립대를 왜 서울시민이 낸 세금으로 지원하느냐"는 불만까지 터져 나온다.

   한국항공대 4학년 이모(24)씨는 3일 서울시립대 등록금이 빠르면 내년부터 반값으로 인하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한탄'에 가까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친구들도 "왜 시립대만 그렇게 해주느냐. 이럴 줄 알았으면 시립대 갈 걸 그랬다"라며 못마땅해했다고 한다.

   이씨는 "시립대 등록금이 안 그래도 싸다고 들었는데 배가 안 아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장 다음 학기 등록금 걱정을 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시립대의 선례가 전국적인 파급 효과를 가질 것"이라는 서울시의 설명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씨는 "요새 등록금 때문에 다들 어려운데 시립대가 내린다고 다른 대학도 금방 같이 내리게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화여대에 다니는 김민지(20)씨도 "원래 등록금 수준이 비슷했다면 모르겠지만 다른 사립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서울시립대에만 예산을 지원해 등록금을 내리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이 대학에 지방 출신 학생이 비교적 많은 점을 상기시켰고 '반의반값 등록금'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온라인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아이디 'bro****'는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시립대의 등록금은 현재 다른 대학에 비해 반값 수준이고 여기서 다시 반으로 줄어든다면 결국 다른 대학의 ¼ 수준이 된다"며 "반값 등록금 실수혜자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duqr****'는 "시립대 재학생 중에 지방학생들이 60% 정도라고 하는데 서울시민 세금으로 엉뚱한데 생색내는 것 같다"며 "특정 대학에 시 예산을 몰아줄 게 아니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골고루 장학금 혜택을 주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당장 다른 학교 학생들은 박탈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사립대를 압박해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conb****)이라거나 "시립대를 시작으로 거품이 가득한 대학 등록금에 대한 수술에 들어가는 것"(kim****)이라는 의견도 꽤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