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이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 부지인 인천 중구청 부근 '대불호텔 터'를 원형을 보존해야 할 '매장 문화재'로 최근 확정했다. 사진은 국내 최초의 서구식 호텔인 '대불호텔 터'발굴 작업 모습. /임순석기자

인천에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화재' 하나가 추가로 생겼다. 문화재청이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 부지인 인천시 중구청 부근 '대불호텔 터'를 원형을 보존해야 할 '매장문화재'로 최근 확정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8일 가진 문화재위원회 결과를 토대로, 대불호텔 터에서 발굴된 유구 등에 대한 '원형 보존' 결정을 내렸음을 중구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대불호텔 터'에서 진행하려던 상가 신축공사는 더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중구는 앞으로 대불호텔 터 토지주와 이 부지에 대한 매입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이 '원형 보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대불호텔 터'가 매장 문화재와 관련해 가장 높은 등급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건설공사 시행 중 매장문화재가 발견돼 보존 여부를 판단한 뒤에는 '원형 보존' '이전 복원' '사업 시행' 등 3가지 결론을 내리게 된다. '사업 시행'은 그대로 진행중이던 사업을 시행하라는 가장 낮은 단계이고, '이전 복원'은 발굴된 유적을 다른 곳에 옮겨 복원시킨 뒤 사업을 시행하라는 중간 단계의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불호텔 터가 '원형 보존' 결정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그 문화재적 가치에서 최고 등급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과제는 중구가 소유주와 적절한 협의를 통해 이 부지를 매입하는 일이다. 또한 어떻게 활용할지를 연구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문화재청의 평가위원들도 '중구청이 매입해 외형을 복원하고 전시관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대불호텔은 1880년대 중반, 일본인 해운업자인 호리 히사타로가 건립한 한국 최초의 '서구식 호텔'이다. 대불호텔은 그러나 경인선 개통(1899년) 이후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고, 1918년께 40여명의 중국인들이 이를 인수해 '중화루'를 개업했다. 이 건물은 1978년 헐렸으며, '중화루' 간판은 현재 인천시립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한편 '대불호텔 터'가 포함된 인천시 중구 중앙동1가 18 일원에서는 지난 3월 상가 건축허가를 받아 터파기 공사를 벌이다 대불호텔의 기초부분이 드러나 공사가 전면 중단됐고, 8월 11일부터 9월 8일까지 '매장문화재 발굴작업'이 진행됐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