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들이 7일 오전 11시 인천본사 회의실에 모여 지난 한 달 간 경인일보 지면을 두고 의견을 제시하는 독자위원회를 개최했다. /김명래기자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회가 7일 오전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열려 10월 한 달간 경인일보가 보도한 기사를 보고 느낀 점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독자위원회에는 손도문 비타그룹 대표(건축사), 임종남 엘엔아이소프트 대표, 임병구 인천교육연구소장 등 3명이 참석했고, 인천본사에서는 임성훈 사회문화체육부장이 나와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손도문 위원은 "경인일보가 수도권매립지 매립기한 연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엄청나게 쏟아내고 있는데, 결과가 달라지는 게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경인일보는 지난 달 '수도권매립지 악취 방지돔 난항'(27일), '수도권매립지 연장문제 토론회 '논란자체 불쾌… 법대로''(20일), '수도권매립지 대안은 없나'(20일), '서울시 쓰레기 20년 악취 고통… 두 후보의 대안을 말해주세요'(13일), '쓰레기통 망언 조춘구 사장 퇴출'(11일), '건축법 위반 시설 증축… 서구, 매립지공사 고발'(10일), '국민·국회 모독… 매립지공사 사장 국감장서 퇴장'(7일), '매립지공사 악취저감 '땜질처방''(6일), ''내 사명은 매립지 영구화' 매립지공사 사장 막장 특강'(6일), '(국감초점)매립지공사, 악취제거 의지 없었다'(5일), 'MB캠프 인사 D등급 받고도 사장 연임'(5일) 등을 보도했다. 손 위원은 "매립지를 영구화하겠다는 공사 사장의 막장 특강 이후 며칠에 한번씩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면서도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인천시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매립지 관련 현안이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인일보가 좀더 분발해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조폭사건 관련 경인일보는 25일자 뉴스분석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폭이 활개치게 된 여러 원인중 하나로 꼽았다. "구속률이 낮다 보니 '겁을 상실한 조폭'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임병구 위원은 "조폭도 법정에서 최종 심판받기 전까지는 일반 시민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낮은 구속률은 법적으로 보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폭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건 맞지만, 언론이라면 인권이라는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굴업도 개발 관련 보도가 너무 한쪽에 치우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인일보는 'CJ, 굴업도 관광개발 재추진'(31일), '덩치 줄인 굴업도 개발… 이번엔 '시청 통과'할까?'(31일) '송 시장 환경정책 명확한 입장을'(26일) 등을 보도했다. 손도문 위원은 "개발이라는 게 어떤 면에서 보면 무조건 환경을 파헤치게 된다고 볼 수 있고 실제 대부분이 그렇지만, 친환경적 개발도 가능하다"며 "굴업도 개발 관련 기사는 조금 더 양쪽 측면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고, 언론이 친환경개발을 주장하는 측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달 인상깊은 기획 기사로 독자위원회는 '대형마트, 인천상륙 '시작과 현재'', '대형마트 변화 어떻게…'(17일), '약속 안 지키는 연세대', '시급한 인천시-연세대 협의체 구성'(10일) 등을 선정했다. 경인일보는 대형마트 기획에서 1995년 이후 인천 대형마트 변화 지도를 그렸다. 연세대 기획 기사에서는 연세대가 송도캠퍼스 사업을 시작할 때 인천시와 약속한 것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사실을 보도했다. 임병구 위원은 "대형마트와 연세대 문제는 그동안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것이지만, 경인일보가 월요기획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키는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인천시 재정 문제는 지난 달의 주요 현안 중 하나였다. 경인일보는 '인천시 빚 1%만 늘어도 '워크아웃''(4일), '인천시 '부채 비율 40% 안 넘긴다'' 등을 보도했다. 임종남 위원은 "요즘 타 지역 사람들 만나면 '인천이 그렇게 어렵냐'는 말을 자주 듣는데, 앞으로 인천시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자세히 모르겠다"며 "재정 기사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도문 위원은 "인천시 재정 위기는 심각한데, 그에 따른 지면 할애가 부족했다"며 "인천시 재정 위기가 치부이기 때문에 (경인일보가) 조금 덜 드러내고, 축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구 위원은 '뇌물리스트 본격 수사 '인천게이트 열리나''(27일) 기사에서 '인천게이트'라는 표현을 문제삼았다. 그는 "요즘 인천이 조폭사건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인천게이트라는 표현이 적절한가를 생각해 봤다"며 "차라리 대우자판 게이트라고 하는 게 그 사건에 정확한 표현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일부 홍보성 기사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제1회 수산물축제'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경인일보는 "수도권 관광객 1만여명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했는데, 실제 현장에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송도국제도시에 개장한 외제차 매장을 소개하는 기사를 이틀 연속 실은 것에 대해서도 '지나쳤다'는 반응이 있었다. 송도국제병원 설립 관련 기사에 대해서는 "너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입장만 반영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인아라뱃길 기사는 편집 방향을 잃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인일보는 ''황량한 아라뱃길' 방음벽·광고물에 가리고 볼거리 없어'(18일), '안전 점검도 안한 뱃길'(17일) 등 비판적 기사를 내보냈는데, 25일자 사진 기사에는 '아라뱃길 선박사고 '유비무환''이라고 보도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