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선율의 음악이 흐른다. 음악속 재잘거리는 사람들의 음성에서 이국을 느낀다. 바에 홀로 앉아있던 사람은 처음 보는 옆사람과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가게 한 편에 마련된 다트 게임장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게임을 즐긴다.

바텐더에게 '하우스 맥주(House Beer)'를 주문한다. 쉽게 접하지 못하던 새로운 맛의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사람들은 '펍'의 매력속으로 빠져든다. 송도국제도시에 펍 문화가 태동하고 있다. 새로운 친구, 분위기있는 음악, 특별한 맥주맛…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송도의 펍을 찾고 있다.

펍의 종류는 다양하다. 전문 밴드가 연주하는 재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곳에서 외국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까지, 여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서양 영화속 한 장면처럼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기러 송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라이브음악에 목넘김 부드러운 마이쉘 준비

# 재즈의 향연속으로 '클럽 지움'

해양경찰청 건너편에 위치한 클럽 지움은 11일 정식 오픈한다. 현재 임시오픈 기간인데도 벌써 입소문을 타고 온 손님으로 북적인다. 클럽을 직영하는 청에스엔에스는 정통 서양식 클럽 1호점으로 송도를 선택했다. 클럽 지움은 재즈나 펍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없이 훌륭한 곳이다. 매일 오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매시간 30분씩 전문 밴드가 나와 재즈와 펍음악을 공연한다. 매주 일요일에는 '스페셜 데이'로 지역동호회나 아마추어도 무대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다.

▲ 전문 밴드가 나와 재즈와 펍음악을 공연하는 정통 서양식 클럽 1호점 '클럽 지움'. /임순석기자

라이브 음악에 훌륭한 맥주까지 준비돼 있다. 세계 맥주 40종을 갖추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마이쉘(Maisel's Weissel)을 맛볼 수 있다. 밀을 주재료로 한 이 맥주는 부드러운 목 넘김을 자랑한다고 지배인은 설명한다. 맥주 가격은 국산 맥주 9천원부터 시작한다. 지움 송영식 매니저는 "국내에서 보기드문 서양의 클럽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지움"이라며 "벌써 손님 가운데 30%가 외국인일 정도다"고 말했다. 영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새벽 4시까지이다. (문의:833-9897)

손님끼리 친구되는 열린 공간… 아이스바도 갖춰

# 자유로운 분위기 '라디오 스트리트'

송도드림시티에 위치한 라디오 스트리트는 처음 만난 외국인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가게 한 편에 위치한 다트게임기를 이용해 함께 게임을 하거나 바에 앉아 옆에 있는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이 가게의 매력으로 꼽힌다. 유명훈 사장은 "채드윅 스쿨이나 송도에 있는 대학교 강사들이 즐겨 찾고 있다"며 "국적을 가리지 않고 처음 보는 손님들간에도 대화를 나누며 맥주를 기울일 수 있는 분위기다"고 가게의 장점을 설명했다.

▲ 처음 만난 외국인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라디오 스트리트'.

가게에 준비된 맥주의 종류는 다양하다. 특히 기네스 등 8종의 생맥주는 이 가게의 자랑이다. 병으로 준비된 세계맥주는 80종에 달한다. 가게 중앙에는 특수 제작한 '아이스바'가 있어 시원한 병맥주를 직접 골라 마실 수 있는 재미가 있다. 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단체석도 마련돼 여러 지인과 함께 펍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곳이다.(문의:851―1217)

벽면에 스크린TV 자리 다같이 스포츠중계 즐겨

# 쉐라톤 호텔 라운지바 '비 플랫(B♭)'

컨벤시아 센터 옆에 위치한 쉐라톤 호텔 1층은 저녁시간이면 외국인들로 붐빈다. 호텔의 특성상 항공사 직원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이 가게 바텐더의 설명이다. 호텔 라운지의 특성상 혼자서 오는 손님이 많은데 바텐더는 손님들과 교류를 주선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곳의 직원들은 송도와 관련된 정보부터 국내의 정세까지 대화할 수 있는 외국어 실력을 갖췄다. 윤상빈(29) 바텐더는 "다양한 국적의 손님과 대화를 나누다 서로를 소개시켜주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며 "손님 중 70% 가량이 외국인이지만 한국 손님들도 이곳만의 펍 문화를 즐기러 많이 찾고 계신다"고 말했다. 벽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TV로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곳의 장점이다. (문의:835-1713)

피시앤칩스 맛보며 다양한 음악 신청곡도 받아

# 음악과 술을 한번에 '피어39(Pier 39 Listen & Drink)'

'술 사장(?)'과 '음악 사장(?)'이 뭉쳐서 만든 펍이 '피어39'다. 홍대에서 클럽을 운영하기도 했던 김중모 사장이 음악 부문을,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장진오 사장이 술 부문을 맡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맥주 종류만 90종에 달하고 위스키는 120종, 와인도 70종에 달한다. 인천에서 맛보기 힘든 독일 옥토버 페스트의 대표적 맥주 호프브로이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생맥주 가격은 5천500원에서 1만2천원까지로 다양하다. 가게에서는 신청곡도 받아 틀어준다. 가게에 있는 1천800여장의 CD와 600여장의 LP에서 나오는 다양한 음악이 이 가게의 매력이다. 펍 문화의 발상지인 영국의 가장 대중적인 식사인 피시앤칩스(Fish&Chips)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다. 가게 이름인 피어39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유흥가 이름을 따왔다. 송도3의2 드림시티 옆에 위치해 있다. (문의:832-3910)

제대로된 서양식 음식 입소문… 외국인 북적

# 외국인 사랑방 '왓츠 데이비스(What's David's)'

왓츠 데이비스는 송도 외국인들의 사랑방으로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세금·부동산 등 국내에서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도맡아 하면서 많은 외국인들이 찾는 곳이 됐다. 특이한 가게 이름은 SACC 부사장인 데이비드 무어씨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운영은 무어씨의 부인 이희경씨가 하고 있다. 이희경 사장은 "격식있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이곳"이라며 "인천에 있는 외국인들 가운데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이 찾아 정보를 교환하고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만큼 이곳 직원들은 영어·일어에 능통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음식도 제대로 된 '서양식'이 뭔지를 보여준다. 메뉴 개발을 위해 이 사장은 직접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다왔고, 주방장도 이태원에서 연수를 받았다. 손님 개개인의 이름을 딴 음식도 이곳의 자랑이다. 계란프라이를 넣어먹는 미국인 조(JOE)씨의 이름을 따 '조씨 버거'가, 육식을 못하는 연진이라는 손님의 이름을 따 '베지테리안 연진 파스타'가 탄생했다. 가게의 세심한 배려와 음식 맛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국내 손님이 외국인보다 많아졌다. 파스타 가격은 1만2천원부터 시작한다. 송도동 3의2 드림시티 1층에 위치하며 낮 12시부터 손님이 끊길 때까지 운영한다. 메뉴 개발을 위해 일시적으로 매주 월요일은 쉰다. (문의:833-1225)

/홍현기기자

▲ '블루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