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가 조성한 정서진(구 안암도)선착장이 준공식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이용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억원이나 들여 만든 선착장이 자칫 유령 선착장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서구의 유일한 섬 세어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정서진 선착장은 군부대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2009월 12월 오류동 안암도유수지 인근 군사보호구역에 착공, 지난 8월 완공됐다. 공사 비용은 14억3천만원으로 보행도교 240m, 출입항통제사무소 1곳, 주차장 1곳 등의 시설물을 갖췄다.

세어도는 서구와 직선거리로 불과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세어도를 오가기 위해선 하루 1회 편도로 운항하는 행정선(21t)을 타고 동구 만석부두를 이용해야 했다. 이때문에 구는 지난 9월 30일 정서진 선착장 준공식을 개최하고 앞으로 행정선을 하루 2차례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준공식 이후 한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세어도 주민들은 정서진 선착장이 아닌 기존 만석부두를 이용하고 있다. 세어도 주민들에 한해서는 군사보호구역 출입이 전면 허용된 상황이라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기껏 정서진 선착장을 만들어놓고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이곳이 군사보호시설로 묶여있어 주민이 아닌 일반 이용객의 경우 기존 만석부두보다 이용 조건이 까다로워서다. 세어도 주민들의 가족과 친지, 일반 방문객의 경우 출입 3일전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때나 오갈 수 있는 만석부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서진 선착장과 연결되는 대중교통편이 없는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구는 정서진 선착장과 인천 도심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려했지만, '금품제공'이라는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또다른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구 선관위측은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구가 이용대상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무료 제공의 근거가 확실하다면 셔틀버스 운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해 구의 사전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일반 방문객 통제문제는 군부대와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정서진 선착장 이용시간에 한해 마을버스 노선 변경을 추진하는 등 교통대책도 강구중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