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교범 (하남시장)
올 한해 가장 이목을 끌었던 정책중의 하나는 아마도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친환경 무상급식'일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무상급식을 가지고 주민투표로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피할 수 없는 정책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학교급식은 이제 교육의 일환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경기도만 보더라도 일부 시군을 제외한 대다수의 시군에서 초등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무상 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부자의 경우에도 무상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해법은 제각각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시대적 흐름은 최근 서울의 사례를 참고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의무 중 하나는 교육의 의무다. 이 의무를 감당할 국민들에게는 수업료 면제 외에는 이렇다 할 지원책이 없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무상급식 지원정책은 사회복지 측면 이전에 국민을 위해 국가가 행해야 할 당연한 권리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교 급식비를 제때에 내지 못해 몇 달째 밀리는 경우 학생은 물론 학부모에게 수치(羞恥)를 안겨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기성인으로서 자라나는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계기와 반성이 앞선다.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 1년차. 관내 13개 초등학교를 방문하였다.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학교급식의 현황과 질을 체험했다. 우려하고 있던 논자(論者)들의 무상급식에 따른 질저하 문제 등은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에게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젠 교육의 일환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시의 경우 2013년부터 초중고생 전체를 대상으로 학교급식을 지원할 예정으로 추진하고 있다. 금년에 지자체 직영으로는 처음으로 '학교 급식지원센터'를 개소하여 학교급식에 대한 논의의 장은 물론 식생활 교육, 식재료에 대한 모니터링 등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그 결과 무상급식 만족도 조사에서 80% 이상의 만족과 친환경 식재료 확대에 대한 여론이 높은 것을 보면 학교급식의 질적 수준과 기대감 또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지난 8월에는 친환경농산물과 쌀에 대하여 교육지원청, 각급학교, 생산(공급)단체와 4자간 MOU를 체결, 저렴한 친환경 농산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더불어, '친환경 무상급식'의 안정적인 추진에 뒷받침이 될 다음의 몇 가지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첫째, 학교 무상급식이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 정당과 관념이 다르다고 하여 교육의 일환으로 간주되는 학교급식에 대한 사항을 정책의 후순위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교육정책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국가는 물론 광역자치단체에서 운영 모델과 시행의 한계 등에 대하여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재원확보와 분배가 필수적이다. 현재는 각 교육청과 기초 자치단체가 학교급식의 주 재원을 부담하고 있어 자치단체별로 다소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광역자치단체가 포함된 합리적인 재원부담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학교급식지원센터의 광역화가 필요하다. 기초자치단체별로 센터를 만들 경우 비용이 증가한다. 자칫 수단에 비용이 과다하게 투자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필요시 최소한의 기능과 현장의 애로사항 및 모니터링 기능, 광역센터와의 연계 및 거점역할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센터가 되었으면 한다. 마침 내년에 개소될 도농 복합형의 경기도 학교급식 지원센터가 새로운 모델이 되어 한 단계 발전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학교 식재료의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 학교급식 행정과 농협, 수협은 물론 지역의 생산자 단체, 공급업체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투명한 공급 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여 책임있는 정책을 구현하였으면 한다.

이제 무상급식은 논란의 소지에서 어디까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인기에 편승한 단발의 시책이 아닌 지속형 정책으로 발전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청소년의 건강권을 지키고 1차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는 열쇠(Key)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