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권 (경기도 자치행정과)
2010년 11월 29일 첫 발을 내디딘 경기도 민원전철이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긍정과 부정의 반응속에서 정책의 뜨거운 감자로 주시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제는 안정적 단계로 접어들어 대부분의 도민들 머릿속에 각인된 특색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판단된다.

복지, 건강, 일자리, 금융, 생활분야 등 5개 분야 민원상담과 주민등록등본 등 무인민원 발급, 수유실, 노트북, 생수, 양심도서, 농산물 구매와 같은 생활편의 시설을 갖춘 민원전철을 처음 접했던 시민들은 사업 초기 익숙하지 않은 행정서비스에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고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수줍고 쑥스럽고 뭔가 어색해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이 흐른 뒤 나 자신부터 변해 있었다.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근하고 친절한 미소로 도민들을 맞이한다. 도민들 또한 진정성이 보여서인지 반신반의하다 애로를 얘기하고 상담을 하면서 마음을 열어주고 있다.

1년여간 민원상담을 통해 알게 된 6만여건의 상황들은 더 열심히 일하라는 메시지로 들린다. 9살짜리 초등학생 딸과 함께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50대 아버지, 남편과 별거 중에 일자리 찾던 50대 아주머니, 혈당이 높다는 사실도 모른 채 방치하고 있던 60대 할머니, 딸 취업시켜준다는 사기꾼에게 목돈을 뜯길 뻔한 50대 아주머니, 폭행을 일삼는 남편과 이혼하는 방법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상담이 접수되었다.

특히, 보험대행업을 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자 아내는 집을 나가고 임대료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는 50대 남성에게 급한대로 무한돌봄기금 긴급 생계비 지원을 결정하고, 조건부 수급자 신청도 동시에 진행하고 지역자활센터와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연계해준 민원전철의 자그마한 노력이 새로운 희망이 되고 일어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협조로 추진된 이 사업은 복잡한 전철 속에서 진행되는 민원상담 등 행정행위가 보여 주기식 이벤트성 사업이며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어느 기관도 추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였기에 막연한 머릿속 생각만 가지고 폄훼해서는 안되며 현장에서 느끼는 소회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민원전철을 새로운 민원해결 창구로, 경기도민들과 소통하는 장소로 정착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썼던 근무자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운행시간대별 상담 방법과 관리, 사후관리(After Service), 정책의 제도적 문제점 및 개선방안 경청과 건의, 자신의 무기는 친절과 미소라는 변화된 의식으로 근무하며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정치적 시각을 극복하려고 노력해 온 결과 1년전 초창기의 불신의 벽은 넘어섰다고 판단된다.

민원행정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민원전철이 코레일의 협조로 10월부터 매일 같은 시각에 정시제로 운영되고 있어 민원전철을 기다렸다 타는 고객들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고무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 상담하며 느끼게 되는 인생의 희로애락속에서 이제까지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는 민원전철은 내 인생의 멘토가 되어가고 있다. 아울러 이 지면을 빌려 어르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강상담 코너에 매주 자원봉사 나오시는 명지병원과 자생병원 등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