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책을 보더라도 웃음을 머금게 하는 작가 이억배(사진)씨를 만났다.
각종 문화콘텐츠가 해외에 수출돼 한류붐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 이억배 작가는 그림책을 통해 한류를 이끌고 있다.
마치 한편의 민화를 보는 듯한 그의 그림은 한국 전통문화를 재밌고 알기 쉽게 표현하며, 그림을 오려내 집에 액자로 걸어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력을 갖고 있다.
작가의 그림책은 특히 일본, 유럽 등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실제 인터뷰 당일에도 그를 알아본 해외에서 온 관계자들이 앞다퉈 인사를 청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도와 인연이 많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경기도가 배출한 대표 예술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용인에서 태어나(1960년생) 수원에서 초중고교(유신고 졸업) 유년시절을 보내며 여러 추억을 쌓았고, 이는 작가로 활동하며 소재가 되고 또 모티브가 돼 창작활동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홍익대 조소과 졸업후 시민미술학교, 만평 작업 등 사회참여적인 미술활동을 하다 1993년경 그림책 작가로 본격 활동을 시작한 그는 "당시만 해도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이 높지않아 첫 그림책을 출간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회고한다.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면, 그림책 '솔이의 추석이야기'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비무장지대에 봄이오면'을 쓰고 그렸으며,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손 큰 할머니의 만두만들기' '도구의 발견'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그림을 맡았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그림으로 '97 BIB(브라티슬라바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에 선정됐고, '손 큰 할머니 만두만들기'는 98년 어린이문화대상 미술부문상을 수상, '이야기주머니 이야기'는 지난해 IBBY 어너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중·일 그림책 작가 8명과 평화그림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05년부터 진행된 것으로 한·중·일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평화를 주제로 진행하고 있다.

한때 그런 적이 있다. 그림책 하면 아이들이 보는 책으로 여겨져 아동책으로 분류되던 때. 그러나 이제 그림책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즐겨보며 정서적으로 쉼을 갖고, 교감하고 여유를 얻을 수 있는 책으로 발전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이억배 작가의 활약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