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연평도 포격 1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오전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동틀녘의 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포격의 아픔을 잊기 위해서는 더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연평도는 아직 포격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많은 주민들은 "아직까지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깜짝깜짝 놀란다"고 입을 모은다. 포격으로 한 순간에 생활터전을 잃어야 했던 이들은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상문제로 인한 주민간의 갈등도 남아 있다. 포격사건은 '인심좋은 섬마을'의 모습을 일순간 바꿔 놓았고, 그에 따른 후유증은 여전하다. 주민들은 교회나 성당에 다니며 신앙에 마음을 기대기도 하고, 생업에 힘을 쏟으며 포격의 상흔을 지우려 노력하고 있었다.

포격 이후, 매주 70여명의 주민들이 연평교회에서 예배를 본다. 포격 이전과 비교하면 10여명이 늘어났다.

송중섭(연평교회 목사)씨는 "그동안 신앙심은 있지만, 교회에 자주 오지 못했던 분들 중 포격 이후로 교회에 나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불안한 마음이 크다보니 종교에 의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교를 할 때도 '다시는 포격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불안감을 없앨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포격 이후로 보상문제가 떠오르면서 돈 이야기를 하는 주민들이 많아졌고, 일부 주민들간의 갈등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 해결책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송씨의 부인인 박미경씨는 주민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포격 직후, 찜질방에서 생활할 때는 외부 의료기관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평도 주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등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올해 2월 주민들이 연평도에 들어온 이후로는 그런 발길이 끊어졌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많은 주민들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지만, 생활로 인해 제대로된 치료나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와 상담이 이뤄진다면 연평도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했다.

연평도/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