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보건지소에서 김남일 보건지소장이 주민을 진료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연평도의 유일한 의료기관인 연평도 보건지소 건물도 진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됐다.

포격 이후, 연평도 중부리 노인정에 임시진료소를 차린 보건지소 의료진들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섬을 떠난 상황에서도 섬을 지키며 남은 주민들을 진료했다.

정이선(33·여) 간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보건소 건물이 파손돼 무섭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남아있는 주민들이 있어 노인정에 임시진료소를 마련해 주민들 상담에 힘썼다"고 회상했다.

포격이 있은 지 1년이 지난 현재 당시 파손됐던 건물은 깔끔한 모습으로 리모델링돼 이전처럼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곳 의료진들은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주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찬 공중보건의는 "매일 적어도 한 분 이상에게 '인천으로 가셔서 진료를 받으셔야 된다'고 말한다. 원칙대로 하면 (진료)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이 곳에서 (모두)해결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민들 중에 포격으로 인해 불안증상을 보이는 분들이 많지만, 노인분들은 병원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서 병원에 안 가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김남일 보건지소장은 "다른 지역보다 불안증상을 보이는 분들이 많고, 이는 포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한 원인일 것"이라며 "진료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질병이나 불안을 없앨 수 있다는 확신이나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격 이후, 주민들을 위한 진료에 힘쓰고 있는 공중보건의 4명은 올 4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처음에는 노인정에 마련된 임시진료소에서 일을 했고, 복구공사가 마무리된 6월부터 옛 보건지소에서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 공중보건의들은 내년 4월까지만 근무하고 연평도를 떠난다. 이들은 자신들이 근무하지는 않겠지만, 내년 6월 완공되는 신축 보건지소가 주민들에게 지금보다 더 좋은 의료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평면사무소 뒤편에 신축중인 보건지소는 지난해 포격 때처럼 파괴되거나 지하로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하게끔 지하가 비상상황시 대피소로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에 없었던 물리치료실과 X-ray 장비 등도 갖추게 된다. 또한 치료뿐 아니라, 질병 예방을 위해 영양, 금주, 습관 등을 교육할 수 있는 교육실도 마련된다.

옹진군보건소 김남철 보건행정팀장은 "신축중인 보건지소는 주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비상상황시에도 진료를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연평도/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