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제고등학교 학생 50여명이 연평도를 찾았다. '청소년 통일안보의식 함양 연평도 순례' 행사에 참가해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연평도 포격현장 등 연평도 곳곳을 둘러본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포격 현장을 보면서 안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2일 오전 도보로 연평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새마을리를 거쳐 연평도 망향전망대에 올랐다. 이 곳에서 학생들은 묵념을 하며 지난해 포격으로 숨진 전사자를 추모했다.
이건우(16)군은 "이 곳에 올라와서 보니까 북한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실감했다"며 "이렇게 가까이 있는 만큼 서로 싸우기 보다는 평화롭게 좋은 관계로 지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라오는 길 곳곳에 포격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밖에 있을 때와 달리 포격을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고, 안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정인후(17)군은 "포격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남겨 놓은 피폭건물을 봤다"며 "언론을 통해 연평도 포격에 대해 들었지만, 실제로 와서 보니까 그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 전까지는 인식을 못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가 휴전상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망향전망대와 새마을리 등 연평도 곳곳을 둘러봤다. 전날인 21일에는 연평성당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안보특강을 듣기도 했다.
이지한(16)군은 "이곳 분들 뿐 아니라, 모두에게 굉장히 큰 일이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너무 빠르게 잊혀지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연평도를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고 학교로 돌아가서도 내가 본 것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줄 것이다"고 했다.
학생들이 순례하는 모습을 본 유용식(69)씨는 "전쟁을 경험해보지 않은 학생들이라 안보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연평도에 와서 학생들이 안보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평도/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