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하겠다며 인천시와 MOU(양해각서)를 주고 받은 기업·학교·연구소 10곳 중 3곳만 실제 투자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MOU 실적을 내는 일에 치중하는 것보다 실제 투자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사전 검증'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국내외 기관이 인천경제청과 투자 MOU를 교환한 것은 68건인 데 이 가운데 계약체결이 성사된 건 21건(31%)에 불과했다. MOU 이후에 투자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게 30건(44%)이었다. 나머지 17건의 경우 현재 '투자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인천경제청은 밝혔다.

MOU가 해지된 30건 중 '투자심사'에서 부결된 건 1건뿐이었다. MOU 기한이 끝나거나 외자도입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15건, 투자의향자가 중도에 사업 포기를 선언한 게 14건이었다.

인천경제청이 주도적으로 투자 의지가 없거나 투자력이 부족한 기관을 미리 살피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 가능한 것이다.

연도별 MOU 해지 건수는 2002~2008년 14건, 2009년 12건, 2010년 4건이었고 올해는 해지된 게 없다. 인천경제청이 올해 MOU를 주고받은 곳은 러시아 모스크바대(분교), 로렌스버클리연구소(기초과학연구소), 파인홀딩스(LED 제조시설), 베올리아워터(교육훈련센터), 신세계(복합쇼핑몰) 등 14건이 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