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연평도 포격 1주기인 2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평화공원에서 포격 전사자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제막식에는 옹진군청 관계자와 주민대표, 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임순석기자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마저 거셌다. 거센 바람은 끊임없이 울었고, 바다에서는 파도가 부딪치며 하얀 물보라를 일으켰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 1년이 되는 23일. 연평도 곳곳에 내걸린 태극기는 거센 바람으로 크게 펄럭였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순국 장병과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듯 그 어느때보다도 태극기는 크게 펄럭이며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연평도 평화추모공원에서는 고(故)서정우 하사와 고(故) 문광욱 일병의 흉상 제막식을 시작으로, 북한의 포격으로 목숨을 잃은 해병대원과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연평도 포격 1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관련기사 3·22·23면

사고로 숨진 두 해병대원과 함께 근무했던 해병대 제9518부대의 홍승표 상병이 추모헌시를 낭독했다.

홍 상병은 "견뎌내기 힘든 아픔과 슬픔이 뼛속까지 사무치는구나. 그대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오. 그대의 억울한 원한을 갚지 못해 미안하오"라며 울먹였다. 그는 이어 "사랑하는 나의 전우여, 그대가 못다 이룬 꿈은 우리가 이루어 내겠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소서"라며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추도사에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연평도와 서해바다는 두 용사의 선물이다. 우리는 이 땅을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평화롭고 번영된 지역으로 만들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했다.

평화추모공원에서의 행사를 마치고 10여명은 해병대 관사쪽으로 이동해 지난해 포격 당시 이 관사 신축현장에서 일하다 숨진 민간인 희생자 고(故) 배복철씨와 고(故) 김치백 씨의 추모비 제막식을 가졌다. 오전 11시부터는 연평도 종합운동장에서 주민, 학생, 해병대 장병 등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민·군·관 한마음 걷기 및 안보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주민 대표는 '평화와 번영을 향한 결의문'을 낭독했으며, 참석자들은 대피소와 피폭건물 등을 돌아봤다.

연평도/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