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원미구 멀뫼길에 있는 석왕사부터 종합운동장 사거리까지 약 1㎞ 되는 거리 양쪽 가로등 1개에 태극기 2개씩 80여개가 내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왜 태극기를 걸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 다만 지난 2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걸렸다는 것만 확인됐다. 태극기도 모두 방금 제작한 것 같은 새 것이다.
국경일이나 기념일도 아닌데다 종합운동장 및 그 밖에 인근 장소에서도 태극기를 게시할 만한 행사도 없었다. 이리 저리 수소문해도 시청, 구청, 주민센터, 시설관리공단을 비롯 광복회 등 보수단체 그 어느 곳에서도 태극기를 게시한 기관이 없다.
해프닝도 벌어졌다. 관할 구역 동 주민센터 중 한 곳인 원미1동은 지난 2일 관내에 걸린 태극기 30여개를 수거했다가 5일 오후에 다시 게시했다.
최인영 원미1동 총무는 "태극기인지라 함부로 하기도 그렇고, (태극기는)보관함에 별도 보관해야 하는데 보관함도 없고 해서 일단 다시 걸어놓고 며칠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누가, 왜 걸었는지,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급 기관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부천/이재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