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화(56) 인천지방경찰청장은 7일 취임 인터뷰에서 "아직도 조폭이 수면 아래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청장은 "인천은 전국에서 4대 범죄가 가장 적은 도시다"며 "그럼에도 지난해 조폭 사건과 관련해서 불명예스러운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폭의 싹을 잘라내 인천경찰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인천 장례식장 조폭 사건을 계기로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폭 검거 실적이 저조하고, 조폭 척결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척결 의지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며 "(조폭과의 전쟁 선포 이후) 조폭이 수면 아래로 잠수해 있다. 이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조폭과의 접촉을 금지했는데, 팀장이나 계장에게 미리 보고한 뒤 만나는 방식으로 조폭과의 접촉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간부후보생 27기로, 처음 인천부평서에서 근무했다. 인천경찰청 차장도 지냈다.
그는 "과거 인천에서 근무했을 때를 생각하면 경찰관의 인권의식이 높지 않았다"며 "이제는 피해자와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쉽지 않지만 국민 중심으로 치안활동을 벌여야 한다"며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천에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영광이다"며 "인천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고 보니 무거운 사명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청장의 치안 철학은 간단하다. 최대한 범죄 발생을 예방하고, 범죄가 발생할 경우 빨리 범인을 검거하는 것이다.
그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범죄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범죄가 발생하면 초동대응을 잘해서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발생도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적용된다"며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면 '나도 잡히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때문에 범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내년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집회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인천은 대규모나 불법 집회가 거의 없었다"며 "합법적인 집회는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불법 집회에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조정안이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인정한 형사소송법에 어긋난다"며 "수사 개시는 입건을 의미하는데, 입건에 대해 검찰의 지휘를 받으라는 것은 형사소송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