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정민 (인천 옹진군의원)
연평도의 무차별 포격 도발로 인한 참담한 마을광경, 어둡고 침침한 찜질방에서의 주민들의 피난생활이 눈에 선한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전 국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피해 복구가 순조롭게 마무리 되어가고 있으며, 주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단 이후, 서해 5도 주민들은 북한의 잦은 도발로 경제적·재산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 불안과 고통 속에서 60년 가까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정부와 국회에서는 서해 5도 주민들의 소득 증대와 생활안정 및 복지 향상을 도모하고자 정주생활금 지원, 노후 주택개량 지원, 농어업인의 경영활동 지원 등을 담은 서해 5도 지원특별법이 제정되었으며, 금년 1월28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토연구원 등의 연구용역을 토대로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이 마련되어 편리한 해상교통 및 생활기반시설 확충을 비롯한 6대 전략사업 78개 세부사업 등 2020년까지 9천109억원의 예산을 서해 5도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법으로 명시된 지원정책 외에도 기후로 인한 통신장애의 문제 해결, 해양친수공원 조성, 영세한 소상공인 지원, 농업관련 사업 확대, 어업인의 한시적 조업제도 마련 등 실질적으로 주민 생활을 개선하는 사업계획이 반영되기를 원하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반영이 되지 않거나 사업의 우선순위와 중요성을 인식 못하고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등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의 많은 배려와 관심은 주민들에게 큰 기대와 희망이 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희망적이던 계획과는 달리 각 부처별 계획과 실행이 미비한 상황이며, 내년도 정부 예산안도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서해 5도 주민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노후주택개량사업비 160억원 중 132억원이 삭감되었고, 생활안정을 위한 생필품 해상물류비 지원 약속도 말로만 그치고 있으며,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2천500t급 대형 여객선 도입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금년에는 피폭복구 외에 노후된 주민대피시설 현대화사업과 월 5만원이 지급되는 정주수당이 지원의 전부이며, 주민들은 정부지원책이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있으며, 정주지원금마저도 마음을 달래기 위한 위로금으로 생각하며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서해 5도에 대한 특별지원은 대통령까지 나서 약속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마을 하늘에 포탄이 날아다니는 곳에서 영토를 지키며 살아가는 국민에 대한 지원대책이 '타지역과의 형평성'이라는 이유로 예산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특별법 제정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며, 정부에 기대를 걸었던 주민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정부 관계자분들에게 강력하게 호소합니다. 정부는 먼저 서해 5도의 연도별 사업시행계획 약속을 지켜 예산을 반영하여야 합니다. 또한 종합발전계획도 중앙부처의 행정편의보다 더많은 주민의 의견 수렴과 전문성 확보 등을 통하여 주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책으로 수정 보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북단 접경지역의 낙후되고 불안한 정주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인내하며 살아가고 있는 서해5도 주민들을 더 이상 방치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