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11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7일 경인일보 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독자위원들이 지면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경인일보 11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7일 경인일보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는 박종아 독자위원회 위원장(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 장정희 수원여성회공동대표, 이민우 경기신보 기획관리본부장, 조승호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가 참석했고, 김덕환 변호사, 이귀선 수원YWCA 사무총장, 천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 의장은 지면 모니터링을 제출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왕정식 사회부장이 배석했다.

한·미 FTA 국회 처리 무산 관련 다각적 접근의 부재 등에 대한 집중 질타가 이어졌다.

장정희 위원은 "한·미 FTA 관련 내용이 많이 게재됐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만 국한됐다"며 "그러나 정작 쟁점사안 등에 대한 득과 실 등에 대한 보도가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또 "35만개 일자리 창출과 농축수산물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보도됐지만 구체적인 손실액 등이 추산되지 않는 등 심층보도가 부재했다"며 "일자리의 경우 MB정부에서 대기업에 퍼주기식으로 중소기업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과 달리 대기업 이익만 대변한 반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일자리 창출이 부재했는데 과연 FTA가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귀선 위원도 "11월 거의 매일 한·미 FTA 관련 기사가 실릴 정도로 비중이 높았지만, 한·미 FTA 처리 과정에 대한 것과 종결후 기대효과와 우려에 대한 내용을 연합뉴스의 기사를 빌려 실었다"며 "이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니 만큼 경인일보가 직접 전문가의 인터뷰 등 다각적 보도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충고했다.

김덕환 위원은 "한·미 FTA 국회 표결 보도와 관련 여·야 의원들이 싸우는 모습, 국회 표결 과정에 대한 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그러나 자극적인 사진과 표현들로 지면이 덮여, 정작 한·미 FTA 통과 이후 영향 등에 관한 기사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민우 위원도 "경기도가 3년전 FTA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도 후속 조치가 없어 EU는 물론 미국과의 FTA도 통과된 상태에서 도의 대책이 부족했다는 보도는 적절한 지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FTA 관련 피해 업체를 위한 금융지원 정책 등 실효성있는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승호 위원은 "한·미 FTA 통과 이후 영향 등에 대한 평가는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FTA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이 독자들에게 FTA 영향에 대한 평가의 이해를 돕는데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며 "그러나 경인일보 보도는 단순 미국과 우리나라만의 문제만 다루다보니 내용이 한정적이었고, 해외 관계를 비교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 벤츠 여검사 사건 등 현안 사안 보도시 단순 전달 보도 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김덕환 위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 문제 관련 보도의 경우 전국적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경인일보는 11월 한달간 단 한차례만 간략하게 보도됐다"며 "이 문제의 경우 검·경 수사권 분쟁의 쟁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주장이 더 타당성이 있게 판단되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승호 위원은 "속칭 벤츠 여검사 사건의 경우 검사직에 여자보다 남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굳이 성을 강조하는 것은 황색저널리즘"이라며 "다른 언론이 사용했다고 해서 그냥 여과없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장정희 위원은 "공공형 어린이집 보도와 관련 경기도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대신 공공형 어린이집을 짓겠다고 했는데 이는 공립과 엄연히 다른 것으로 공공형 어린이집은 운영비 일부만 지원받는 것으로 공립 어린이집처럼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했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또 "이른바 돌봄노동이란 노인 발마사지 사업 등 누군가를 돌봐줘야 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사회적으로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급여 책정 등이 비정규직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 이 부분에 대한 접근이 없이 단순 사실 전달에만 급급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종아 위원장은 "무상 급식과 관련한 11월 1일자 1면 보도 제목인 '무상급식 퍼주다 '배움의 그릇' 바닥났다'는 관점 자체가 무상급식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이런 부분의 경우 사실을 나열하고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신문과 차별화를 위해 SNS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조승호 위원은 "신문이 차별화 전략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 하는 부분으로 경인일보는 페이스북을 하고 있는데 11월 기사들의 대부분은 오프라인 기사들을 포스팅한 것에 머물렀다"며 "그러나 독자들은 오프라인 기사 이외에도 기자가 어떻게 기사를 작성했고, 그리고 그후 어떻게 됐는지 등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경인일보가 조금더 관심을 갖고 타 신문 등과 차별화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시·군 통합 등에 대한 긴급진단, '퍼붓는 비를 자원으로', '지나친 전력 과소비시대 블랙아웃이 걱정된다' 등 기획 기사에 대해서는 칭찬이 이어졌다.

천진 위원은 "시·군 통합과 관련 11월 한달간 7차례에 걸쳐 '긴급진단'의 형태로 집중보도됐는데 시, 의회, 시민, 시민단체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후 통합 전망과 과제까지 실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됐다"고 말했고 이귀선 의원은 "도로위 전통스쿠터, 휠체어 위험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사들이 많이 실렸다"고 평가했다.

박종아 위원장은 "집중호우 수방에서 활용까지 기획기사는 기상이후로 국가 시스템에 대한 대응력과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사회적 문제에 발빠른 접근"이라며 "또 펑펑쓰는 대한민국 난방 등 전기 사용 전력과 소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도도 시의적절했다"고 말했다.

장정희 위원도 "11월 지역쇼핑센터 버틸수가 없다 10회 연재를 마무리했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역과 연계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참 정리가 잘 됐다"고 말했다.

/최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