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의 여제(女帝) 정경화가 인천의 음악팬들 앞에 선다.

오는 19일 오후 8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정경화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1번 K 304'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Op 78, 비의 노래',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중 Air C장조'(편곡),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를 연주한다. 반주는 지난 8월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호흡을 맞춘 케빈 케너가 맡는다.

국내외를 통틀어서 정경화의 무대는 오랜만이다. 2005년 9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키로프 오케스트라가 내한 공연을 펼 때, 정경화는 협연자로 나섰다. 이틀간 키로프 오케스트라와 협연 일정이 짜여졌다. 하지만 손가락이 아팠던 그녀는 첫날 일정(브루흐의 협주곡)을 취소하고 무통 주사를 맞고 손가락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 이틀째 연주회에서 브루흐의 협주곡(당초 이틀째 연주회에선 브람스의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었다)을 연주했다. 이 연주 이후 손가락 통증이 악화되었고, 정경화는 연주 활동을 중단했다.

5년 후인 2010년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지휘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때 브람스의 협주곡으로 복귀 무대를 가졌던 그녀는 올해 8월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프랑크의 소나타를 연주하며 무대로 돌아올 준비를 끝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같은 이유와 함께 이번 연주회는 정경화에게 특별한 의미의 연주회이다.

12세의 어린 정경화를 줄리아드로 이끈 명소 언니와 데뷔 음반 이후 줄곧 정경화의 녹음 스튜디오를 지켰던 명 프로듀서 크리스토버 레이번의 죽음(2007년), 지난 5월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정경화는 '인생'을 겪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표현대로 연주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여는 이번 무대는 그녀의 숙원인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과 모차르트의 소나타 전곡 녹음이라는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연주회이기도 하다.

정경화는 "작고하신 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 사랑을 담아 연주곡을 선정했다"며 "지난 기쁨과 아픔, 시련과 행복을 고국의 팬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다. (032)420-2027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