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형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
2000년을 기점으로 하여 전세계의 곡물 소비량은 생산량을 웃돌기 시작했다. 지난 세기동안 '녹색혁명'을 통해 농업 생산성이 향상된데에는 비료 및 농약, 저수 및 관개 그리고 우수한 종자의 개발(육종)이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환경보전의 필요성에 따라 비료와 농약의 사용도 제약을 받고 잦은 기상이변으로 물 부족과 더불어 식량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될 전망이고, 더욱이 전통 육종에 활용되던 유용 유전자원의 고갈로 새로운 품종의 개발 및 생산성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인간의 수명 연장과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의 대가로 세계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의 추정으로는 지구의 인구가 80억명이 되는 2030년 이전에 인류는 중대한 식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세계의 식량 재고는 꾸준히 감소하여 2005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가 권장하는 적정 재고 수준의 17%를 밑돌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곡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따라서 인류 생존의 필수요건인 식량 문제의 해결은 오늘날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식량 및 대체에너지원의 공급을 증대시키고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환경친화 농법으로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변형(GM) 작물의 활용이 유력한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식물 생명공학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11년에 발간된 국제생명공학응용정보서비스(ISAAA)의 2010년 GM 작물 재배 현황을 보면 현재 GM 작물은 세계 29개국에서 재배되고 있다. 재배 면적도 2009년에 비해 10% 증가한 1억4천800만㏊로 1996년의 87배로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으며, GM 작물의 시장 규모와 경제적 가치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GM 작물 종자 거래는 2003년 44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112억달러로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200억달러 이상으로 전체 세계 종자시장의 5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현재 EU와 미국 그리고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GM 작물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황금쌀은 2013년에 필리핀에서 상업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뒤를 이어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베트남에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기능성 GM옥수수(피타아제 강화)는 3년내에 중국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며, 2015년까지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작물은 EU의 잎마름병저항성 감자, 농업 형질을 갖고 있는 사탕수수, 질병저항성 바나나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 이후에 생명공학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생명공학의 기술 수준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으며, 2011년도 현재 국내 GM 작물 개발 현황을 보면 농촌진흥청이 19작물 128종, 국내 7개 대학교에서 5작물 13종, 정부 출연기관에서 2작물 4종 그리고 민간기업에서 4작물 5종을 개발중에 있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새로운 농업생명공학 기술의 발전과 향후 안정적인 식량 수급을 위한 GM 작물의 개발과 승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현재는 식재료뿐만 아니라 고가의 의약 성분 생산, 가축을 키우기 위한 사료, 원유를 대체할 바이오에너지 등으로 우리의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