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2계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경기지역 2개 대학의 학교발전기금 횡령 등 사학비리관련 증거물을 살펴보고 있다. /임열수기자
대학 총장이 학교 건물 공사 수주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아 챙기고, 재단이사장 등이 학교 발전기금 수억원을 횡령하는 등 고질적인 대학 사학 비리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5일 학교건물 수주 대가로 13억원을 받아 챙긴 A대학 총장 유모(55)씨와 3억원을 받은 같은 대학 교수 양모(47)씨,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S건설사 대표 정모(48)씨 등 3명을 배임수·증재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학교발전기금 4억원을 횡령한 B대학 전 이사장 최모(75·여)씨와 전산장비 납품 독점 대가로 1억6천만원을 챙긴 최씨의 장남 이모(47)씨, 스쿨버스 이권에 개입해 13억원을 횡령한 차남 이모(45·현 재단이사)씨 등 일가족 3명과 측근 등 6명을 배임수·증재, 사기,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대학 총장 유씨는 국제교류센터 신축공사(579억원 규모) 수주 대가로 2008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8차례에 걸쳐 건설사 대표 정씨로부터 13억4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학 교수인 양씨는 건설본부장으로 있으면서 공사 편의 제공 대가로 정씨로부터 지난해 4월까지 72차례에 걸쳐 3억4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양씨는 총장인 유씨로부터 "S사를 시공업체로 선정하라"는 지시를 받고 실제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3개 업체를 상대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B대학 전 이사장이던 최씨는 2005년 4월부터 2008년 8월까지 교내 은행·구내식당 등이 시설사용료 명목으로 기부한 발전기금 4억1천500만원을 교비 회계로 편입하지 않고 법인회계로 무단 편입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의 큰아들 이씨는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전산장비 납품·유지보수 용역을 독점하도록 편의를 봐주고 T업체로부터 1억6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작은아들 이씨는 재단이사 근무시절인 2005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타인 명의로 전세버스 업체를 운영하면서 B대학의 스쿨버스 용역계약을 독점하고 유류비와 직원수를 부풀려 회사자금 13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