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경 (사랑이 가득한 요양원장)
따르릉~ "여보세요?" "찾아가는 복지시설 무한돌보미팀입니다"라며 걸려온 전화. 도청에서 온 전화라는 말에도 처음엔 미심쩍어하며, 또 한편으론 '관할 시청에서, 공단에서 자주 나와 보는데 이젠 도청에서까지?' 하는 생각과 '정말 무료로 돌봐주는 분들일까. 혹시 와서 돌아보고 뭔가 요구하는 분들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시설을 운영하면서 각종 규정, 단속성 규제 등 수많은 페이퍼작업들이 요구되는 우리 같은 시설에서는 관에서 방문하는 것을 많이 꺼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찾아온 무한돌보미팀은 나의 예상을 뒤엎은 순수한 '자원봉사'라는 것을 알고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는 남양주시 화도읍 차산리에서 9인의 어르신을 돌보는 자그마한 요양원(사랑이 가득한 요양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약속한 날 정확히 찾아와 주신 무한돌보미 이기웅 운영실장께서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무한돌보미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들어보니, 대부분 나처럼 여성들이 시설장으로 있는 소규모 복지시설이 시설관리의 사각지대라며 영세시설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전문 시설관리인이 없는 9인 이하 장애인, 노인, 아동복지시설에 대하여 소방, 전기, 보일러, 위생설비 등을 무료로 점검 수리해 준다고 했다. 무한돌보미들은 경기도청사를 관리하는 전문기능 공무원들로 소방공무원과 지역 자원봉사자 각 1명을 지원받아 5명이 한 조로 순회 점검반을 운영한다고 했다.

약속된 날짜, 시간에 정확히 방문함은 물론 많은 불편함을 줬던 화장실 위생설비, 누전점검, 소방설비 등 소소한 부분까지 꼼꼼히 체크하여 미처 손대지 못했던 것들을 해결해 줬다. 특히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화장실 악취 문제를 간단한 부속 하나로 해결해줘 팀원들이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전문 기능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발이 척척 맞아 움직이는 모습과 고장 난 문고리와 침대바퀴, 휠체어 등을 척척 고치는 모습은 마치 맥가이버를 연상하게 했다. 동행한 관할 소방관은 소화기, 소방감지기 등 소방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마치 자기집 일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챙겨주었다. 사람이 그리운 치매어르신이 반가움의 표시로 얼굴을 만지고 무언가 말씀을 하시면 친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말동무도 해주며 일하는 과정도 설명해주면서, 한 식구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도에서 최초로 영세복지시설을 돌봐주는 팀이 생겼다고 하는데 여성이 운영하는 우리 같은 시설에 안성맞춤의 팀이다. 관에서 어려운 곳을 구석구석 살펴줘 시설운영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보람되고 자부심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멀리까지 와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열심히 돌봐주심에 음료수를 대접했으나 시설에 절대로 마음의 부담까지도 주면 안 된다는 말씀과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돌아가시면서 도움을 받을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며 명함을 내밀 때는 마음이 뭉클하기까지 했다. 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시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과 편견이다. 이번 복지시설 무한돌보미가 방문하여 내게 보여준 모습은 그런 생각을 완전히 해소시켜주었다. 찾아가는 복지시설 무한돌보미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이 사업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도에서 제도적·금전적 지원은 물론,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