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민기초생활 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중증 장애인, 긴급지원대상자,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더욱 그러하다. 왜냐하면 소득수준 대비 교복구입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교복은 품질과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약 30만~40만원 정도에 이른다. 그렇기 때문에 식생활 위주의 살림에서 그 금액을 조달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교복단체구입과 교복 물려주기 운동 등에 참여해 옷을 장만할 수도 있지만 학교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어 용이하지 않다. 설사 교복을 물려 입는다 해도 체형에 맞지 않거나 섬유 재질 및 색감이 퇴색해 부조화를 이룰 수 있다.
이에 동구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저소득층 자녀의 무상교복 지원의 당위성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 번째, 꿈과 희망을 심고 가꾸는 사업이다.
중·고등학생이면 나이가 14~19살이다. 한창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해 가는 청소년기로 감성에 매우 민감한 시기다. 그래서 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세심한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 그 요소 중에서 학생의 일체감을 이루는 교복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볼 수 있다. 모두 똑같은 형식의 의복을 착용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남루한 옷차림이 주는 상대적 위축감을 덜어내고 교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을 때 아름답고 소박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그늘진 달동네 주민을 위한 사업이다.
동구지역은 관할면적 7.2㎢에 인구 약 8만 명이 살고 있는데 몇몇 현대식 아파트 지역을 빼면 대부분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좁은 주택공간과 낡은 시설물 그리고 끝도 없는 미로와 같은 고샅길을 사이에 두고 지붕을 맞대고 있어 생활 불편과 더불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특히 50~60년대 전쟁난민과 일용인부들이 얼기설기 지은 2~3칸의 건축물이 다닥다닥 엉겨붙어 있는데 대부분 저소득층이 여기에 살고 있다. 이렇듯 동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를 비롯한 저소득층이 많이 살고 있음을 보여 주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의 말 못할 애환을 귀담아 듣고 따스함으로 정을 나눌 때 함께 웃고 화합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사회적 갈등해소 사업이다.
누구나 삶의 질을 높이고 안락한 문화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산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자립기반을 잃거나 근로 무능력자가 되어 정부 지원으로 어렵게 생활해야 한다면 이는 국가 또는 사회가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상대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의식주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활동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배려를 해야 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교복 또는 체육복이 변변치 못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불편을 겪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픔을 안고 산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갈등이라고 본다.
이상과 같이 살펴본 바 그 당위성과 실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는데 우선 사회적 합의와 권한 있는 입법기관의 승인 등의 과제가 대두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원대상 및 범위 그리고 지원 기준 등을 담은 가칭 '저소득 주민 자녀 교복 구입비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고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저소득층 자녀가 아무런 걱정 없이 학업에 매진하여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주역은 불평등에서 오는 아픔을 겪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사회적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