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인선 인천 구간에서 빚어진 갈등이 새해에도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의 반대로 수개월째 공사가 중지된 시설도 있어 개통시기 지연은 점차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수인선 구간에서는 변전시설의 일종인 수인선 보조급전구분소(이하 구분소)의 공사가 6개월째 중단돼 있다. 주민들이 소음과 전자파 등이 발생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시설공단측에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기존 3층 높이의 구분소를 1층 높이로 낮추고, 향후 수인선 연수구 구간에 설치될 덮개공원으로 구분소를 덮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이마저 거부하고 있다.

연수구를 사랑하는 모임 이종렬 위원장은 "1층으로 낮춰준다고 공단측에서 제안해왔지만 주민들이 주택가 중심에 변전시설을 둘 수 없다고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계속해 이전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근 주민 등은 현재 지어진 역사의 이전 등도 요구하고 있다. 수인선 연수역사 이전 문제를 중재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전문가위원회(경인일보 2010년 10월 22일자 21면 보도)의 권고에 따라 현재 송도역 방향으로 60m 이동해 시공중인 연수역사 승강장을 추가로 30m 이전해 설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추가 이전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나왔지만 구나 공단에서는 예산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에서 개발이익금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이에 필요한 사업비(1억2천만~2억원 추산) 마련은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수구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추가 이전이 가능한 것으로 나왔지만 구에서 예산을 부담할 수 없다"며 "시나 공단측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남동구의 경우에는 주민들이 분진·소음 등을 줄이기 위해 돔 형태로 수인선 덮개를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도 쉽지않은 상황.

남동구의 수인선 인근 논현택지지구 아파트 주민들은 수개월째 아파트에 '돔형없는 수인선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수인선 덮개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수인선비상대책위 김영진(57) 위원장은 "인천시·LH·철도시설공단이 협의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돔 설치는 전혀 추진이 안되고 있다"며 "계속해 이렇게 나오면 주민들도 집회 등을 다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측은 공단에서 주민 민원 관련 예산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주민들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공단에 요구하고 있다"며 "각 지자체에서 예산을 부담한다면 돔 설치 등을 추진하겠지만 주민의 민원을 공단에서 들어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