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구청이 진행한 청원경찰· 주정차 단속요원 채용과정에서 청탁이 난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사위원 전원이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해당 구청장이 구정일기를 통해 이같은 청탁사실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연수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청원경찰·주정차 단속요원을 선발하기 위해 전형을 진행하던 중 구청장을 비롯, 국장과 실무 담당자 등에게 수차례 채용 청탁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황은 구청장의 구정일기에서도 드러난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구정일기를 통해 "청원경찰 공모 결과, 여러 곳에서 부탁이 들어왔다. 늘 고압적이던 기관에서도 부드러운 안부전화와 함께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고 구청장은 "실무자와 이야기를 했으니 '눈만 감아달라'는 전화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채용과정을 지켜본 연수구 관계자도 "구청장부터 국장, 채용 실무선까지 이곳저곳에서 부탁을 해왔다"고 말해 청탁문화가 여전히 관행화돼 있음을 보여주었다. 청탁을 한 이들 중에는 구의원과 정당 관계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구의회 A의원은 "한 구의원은 전화도 하고 직접 만나서 구청장에게 아들을 청원경찰로 채용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나친 청탁으로 논란이 일자 구청장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구청 공무원과 경찰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로 심사위원을 선정해 청원경찰과 주차단속요원을 선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채용 청탁을 했던 사람들의 반발이 거셌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 구청장은 "'두고 보자'는 식으로 나를 보는 눈과 목소리가 영 아니다. 난리가 아니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구청장이 되는 과정에서 도왔던 사람들이 특히 서운해 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청장이 관행화된 청탁을 끊기 위해 큰 결심을 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들을 채용해 달라고 청탁했던 것으로 알려진 연수구의회 모 의원은 "부탁을 하지 않았다. 논란이 되면서 아들도 면접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인사청탁' 어느 구청장의 폭로
"청원경찰 채용에도 '내 아들 뽑아라' 기관·區의원 전화 압력"
입력 2012-01-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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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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