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정치든 지방 정치든 정치인들을 보면 나라 경제와 국민 복지에 대한 의지는 있는지 걱정이다. 말과 행동에 차별을 두고 있다. 말로는 국가와 지역, 지역민과 국민을 걱정하면서 행동은 자기 자신에 맞춰져 있는 듯 해서다. 비근한 예로 국회 예산정국이 그러했고, 진행형인 당쇄신도 대치형국이다. 시·도발전의 견인차와 시·도정 감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며 한 표를 호소한 광역의원들이 총선 출마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거울이라는 표면에 비친 자신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보여 착잡하다.
2012년은 선거 정국이다. 12월19일 대통령을 뽑게 되며, 4·11총선이 앞서 치러진다. 연초부터 '나요 나'를 외치며 적임자임을 자임(自任)하는 인물들이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속에는 광역의원들도 버젓이 한자리 한다. 시·도민들로 부터 선택을 받아 의회에 입성한지 2년도 안돼 풍운(風雲)의 뜻(?)을 가슴에 담고 떠나는 의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위(爲)하고 발전시킬 대상이 시·도민과 시·도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으로 바뀌는, 그들에게는 역사적인 날임에 틀림이 없을 터다. 경기도만 해도 이러한 분들이 11명이나 된다.
쇄신만이 살길이라며 여·야, 보·진 진영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다. 인물도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진보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등은 '구태정치'를 외친다. 총선 출마를 위한 지방의원의 사퇴에 대한 쓴소리다. 풀뿌리 지방자치를 외면하고 지방의원직을 총선 출마용 징검다리로 여기는, 생각과 행동의 구태가 그대로로, 중앙당의 용인(容認)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의회 입성때 부터 옮겨타기 위해 물타기 기회만 엿본 것은 아닌지, 도민으로서 심히 불쾌하다. 세비만큼 일은 했는지, 또한 뽑아 준 지역구민에겐 더 큰 물에서 더 큰 일을 하기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양해를 얻고 사과의 말은 했는지도 역시 궁금하다. 단체장도 바쁘다. 4·11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내 일부 단체장들이 선거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선거 중립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래담보형으로 이 또한 정형적인 구태다.
쇄신과 개혁은 구태를 청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풍토가 바뀌지 않았는데 사람만 새로 들이면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미래지향적인 정치로 확 달라질 수 있는 것인지, 지금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관련 행보가 당연한 수순인지 확실하게 정리를 해야할 시점이다. 오염된 물에는 활기가 넘치는 생생한 물고기를 넣어도 오염돼 죽고 만다.
객토가 필요하다. 농토뿐 아니라 인간사회도 객토는 필요하다고 했다. 낡은 질서가 새로운 질서로 대체돼야 사회의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다는 말을 되새겨야 할 때다. 다이도르핀(Didorphin)이 필요한 시대다. 감동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에 빠져들었을 때, 마음을 울리는 글을 읽었을때, 뜻밖의 진리를 깨달았을 때,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됐을 때 분비된다. 다이도르핀의 효과는 엔도르핀의 4천배에 이를 정도로 강력해 암세포도 파괴하는 위력이 있다고 한다.
1%와 99%를 말한다. 1%는 부자·대기업 등 부유한 소수의 강자라면 99%는 서민·중산층 등 힘없는 대다수 국민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들은 편가르기를 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하는 국민이다. 1%로 인해 99%가 희생당한다는 이분법적 접근이라면 이 또한 구태며 상생도 화합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사람에게 자신을 비춰 당당할 수 있는, 1%로 인해 99%에 다이도르핀이 생기는 감동을 주게 하는 정치, 이 것이 쇄신·개혁의 의미가 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