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꾼이 뿌려놓은 독극물에 중독돼 죽어가면서도 인간의 탐욕에 의해 죽은 새끼를 살려보겠다고 72시간 이상이나 주검 곁을 떠나지 않고 있던 '죽음보다 더한 모정의 주인공'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어미 재두루미가 중독 사흘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윤순영, 이하 야조회)는 지난 26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시 계산구 계산동 논에서 독극물에 중독된 어미 재두루미 등 2마리를 구조했다고 29일 밝혔다.

발견 당시 어미 재두루미는 밀렵꾼들이 뿌려놓은 맹독성 농약이 묻은 먹이를 먹고 중독된 지 72시간 이상이 지나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이미 죽은 새끼를 살리기 위해 슬프게 울며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고 야조회는 전했다.

윤 이사장은 "지난해 12월에 김포시 하성면에서 독수리 7마리가 주검으로 발견된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밀렵꾼들의 무자비한 욕심에 죽어가는 야생동물이 발견된 것은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당국의 보다 철저한 현장점검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포/박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