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 기흥구 영덕시립어린이집의 신규원아모집 접수가 선착순 방식으로 시작된 28일 오전 원아접수를 위해 어린이집을 찾은 학부모들이 영하의 날씨를 견디기 위해 난로와 두꺼운 담요까지 동원, 매서운 한파를 이기며 길게 줄지어 서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용인시가 시립어린이집 신규 원아모집 방식을 선착순으로 받기로 하면서 우려됐던 학부모들의 '밤샘 줄서기'(경인일보 1월 27일자 23면 보도)가 현실로 나타났다. 해당 어린이집 앞에는 접수일 전날부터 학부모들이 텐트를 치고 밤을 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8일 오전 8시 용인시 기흥구 영덕시립어린이집 앞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 학부모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접수 전날인 27일 오후 3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 학부모들은 텐트를 가져와 새우잠을 자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새벽에는 학부모들끼리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었다가 작은 소란이 일기도 했다.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와 교대로 줄을 서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들은 두꺼운 담요와 난로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이날 불어닥친 한파로 대부분 학부모의 얼굴은 벌겋게 얼어있었다.

27일 오후 8시부터 줄을 섰다는 남모(42·여)씨는 "시립어린이집이라 비교적 저렴하고 교육프로그램도 마음에 들었다"며 "자녀가 3명 이상이라 1순위지만, 합계가 낮고 동점자가 많기 때문에 밤을 새우며 (접수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장에 모인 학부모 대부분이 1순위 대상자였다. 입소 1순위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장애부모가정, 부모 모두 취업중인 가정,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 등이다.

아이들까지 데리고 나와 줄을 선 이모(39)씨는 "당장 집에서 아이들을 봐줄 사람이 없어(아이들을)데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입소 결정방식을 선착순으로 하면 학부모들이 미리 줄을 설게 뻔한데 꼭 이런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모집인원이 99명인 영덕보다 19명 적었던 수지어린이집의 경우 경쟁이 더 치열했다. 시립수지어린이집 원서 접수처인 수지구청에는 접수 이틀전부터 학부모들이 줄을 섰다.

이에 대해 용인시청 관계자는 "선착순 방식이 가장 공정하다고 판단했다"며 "오전 9시에 번호표를 나눠준다고 공지했음에도 불구, 미리 줄 서는 학부모들을 어떻게 말리며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줄 서는 건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에 접수를 받은 용인시 3개의 시립어린이집 입소자는 2월 2일 학부모에게 개별통지될 예정이다.

/조영상·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