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정복(54) 의원의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김포에도 따뜻한 동남풍에 기댄 민주통합당의 발길이 부산하다. 한나라당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데다 권력피로증으로 지역 여론이 변하고 있다고 판단한 민주통합당의 김창집(52) 지역위원장 등 야권 인사들은 올해야말로 유 의원의 두터운 벽을 넘어설 절호의 기회라며 부지런히 표밭을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뒤 지방선거 등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한계를 절감하고 민주통합당을 노크하고 있는 김동식(52) 전 시장과 선거철만 되면 명함을 내미는 출마의 달인 김두섭(81) 전 의원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 한나라당

마지막 관선군수를 지낸 뒤 1995년 초대 민선군수와 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당선돼 재선을 기록중인 유정복 의원은 당내에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탓에 3선 도전이 확정적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서 탄탄한 당내 기반과 20여년을 쌓아온 결속력 강한 지역조직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하면서 배추 파동과 구제역 등 최악의 농업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부분도 유 의원의 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악화된 민심과 20여년을 한 인물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권력피로증, 도시철도 문제에서 시작된 지역 갈등으로 인해 기반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도 나온다. 유 의원도 이 점을 의식해 지난해말부터 지역에 상주하다시피하면서 주민들의 소리를 듣는데 노력하고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돌아서던 민심의 상당부분을 회복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유 의원은 재임기간 도내 31개 시·군 중 가장 많은 4천억원이 넘는 국비를 확보한 점과 3선 의원이 되면 그만큼 지역에 기여할 역할이 늘어난다는 부분을 부각시키고 있다. 도시철도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도로 등 신도시의 기반시설 확충,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등 고질적인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힘있는 일꾼이 필요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 민주통합당 및 야권

민주통합당 김포지역위원장인 김창집씨는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끝내고 통진 등 북부지역과 운양동 등 신도시 지역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김포토박이인 자신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변수는 민주통합당을 노크중인 김동식 전 시장과 중앙당 당직자인 김기운(52) 총무국장의 행보다. 최근 도당의 입당심사에서 신청이 보류됐지만 김 전 시장은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풍무동에 살고있는 김 국장은 유정복 의원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며 전략공천이든 경선을 통해서든 반드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야권연대도 변수로 작용할 조짐이다. 통합진보당의 유시민 대표가 김포를 전략지역으로 꼽고있어 연대가 실현되면 정왕룡(48) 진보당 지역위원장과의 교통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정 위원장도 이같은 점을 의식해 고촌읍에 사무실을 내고 지역을 돌며 왕성하게 활동하며 전의를 불사르고 있다. 김두섭 전 국회의원이 81세의 고령을 딛고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포/박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