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매장을 운영했던 김모(38)씨는 "전통시장도 불황의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더욱 안 좋아졌다"며 "업종전환을 위해 3개월간 다른 사람에게 매장을 임대하고 세를 받았다"고 말했다.
성남이나 안양의 전통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 캐주얼 브랜드 간판을 건 매장 내부에는 옷 대신 보세신발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고, 심지어 장사하는 한쪽 벽면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렇게 전통시장에서 단발성으로 의류나 신발을 팔고 있는 임대매장에는 대부분 '80~90% 파격세일, 제품소진시까지'란 현수막이 붙어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전통시장내 입점한 매장들이 직접 장사를 하지 않고 매장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 주는 이른바 '깔세매장'이 늘고 있다.
깔세매장은 매출감소로 월세를 낼 여력이 없는 임차인이 일정기간 매장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면서 임대료를 받는 매장을 말한다. 이월된 의류나 신발 등을 이벤트성으로 판매하는 업자들이 주로 깔세매장을 빌리며, 일주일에서 열흘 단위가 많고 임대료는 보통 선불로 지불한다.
경기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예년까지만 해도 전통시장내 매장은 대부분 장기임대나 권리금을 줘야 하는 임대 매물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단기임대 매물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매출 감소로 임차료와 세금 등을 감당못하는 상인들이 결국 깔세매장에 재임대를 주고 있는데, 이는 경제불황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몰락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