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4ㆍ11 총선 공천심사는 2008년 18대 총선 때와 달리 도덕성과 당선가능성보다는 후보의 정체성과 개혁성에 기초한 인적 쇄신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5일 "외부 공심위원들이 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의 정체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구체적인 심사 기준은 6일부터 공심위가 가동되면 정해지겠지만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천특검', '저승사자'로 불렸던 18대 총선의 '박재승 공심위' 때는 도덕성과 현역 물갈이, 당선가능성이 중요한 기준이었다.

   박재승 공심위는 금고형 이상이 확정된 부정ㆍ비리 전력자를 원천배제해 중진이나 유력 인사를 초반에 대거 탈락시키고,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이던 호남에서는 '현역의원 30% 물갈이' 원칙을 밀고나가 인적 쇄신 이미지를 부각했다.

   당시 민주당은 여론의 외면을 받으며 극도의 수세에 몰려있던 시기여서 당선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평가항목별 배점은 정체성 10점, 기여도 10점, 도덕성 10점, 의정활동 10점, 당선가능성 40점, 면접 20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15명의 공심위원 중 강철규 공심위원장을 포함해 8명의 외부 위원이 공통적으로 '당의 정강ㆍ정책에 부합하는 인물'을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하고있다.

   민주당의 정강정책이 구(舊) 민주당에 비해 상당히 '좌클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보의 개혁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강 위원장은 지난 1일 임명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구축한다는 본인의 철학과 부합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조 은 공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정책이나 정체성에 맞은 기준을 만들어 심사하겠다"고 말했고, 이남주 공심위원도 "당 정체성과 부합하는 분들이 선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선가능성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조 은 공심위원은 당선가능성에 방점을 둘 것이냐는 질문에 "누구 눈에서 보는 당선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여론 등에 따른 당선가능성은 허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희 공심위원은 "당선가능성이 있어야겠지만 자격이 없는 사람을 솎아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부위원들은 인물 변화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인적 쇄신 의지도 밝히고 있다.

   문미란 공심위원은 "개혁적이고 새로운 인물이 많이 참여하도록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최영애 공심위원은 "이번 선거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인지, 도돌이표가 될 것인지를 보여줄 수 있어 어떤 사람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기 공심위원은 트위터 글에서 정당정치와 시민정치의 생산적 결합을 언급해기성정치권에 시민정치의 새로운 흐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공천혁명 성공 여부는 외부인사의 역할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높다.

   현역의원으로 구성된 7명의 내부위원이 당내 세력 간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데다 외부위원들은 내부위원에 비해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어 공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박재승 공심위'는 외부위원이 똘똘 뭉치는 바람에 내부위원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외부위원이 국민의 요구를 얼마나 정확히 읽고 이를 공천에 반영하느냐가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