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수원시 율전동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인근 주택가. 대학생들은 개강을 앞두고 자취방 찾기에 여념이 없다.
단독주택에는 대부분 '하숙 및 월세 구함'이란 문구가 적힌 팻말이 붙어있지만 빈방은 거의 없다. 학생들이 집으로 들어서면 집주인들은 '빈방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추운 날씨에 빈방을 찾아 서성이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계속된다. 몇몇 학생들이 서너시간 동안 발품을 팔아 찾은 곳은 일반 가정집의 남는 방에 마련된 이른바 '잠만 자는 방'과 원룸을 최소 2~3명 이상이 함께 쓰도록 한 일명 '방 쪼개기' 물건 뿐이다.
성대 약학대학 신입생인 김모(20)씨는 "개학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아 서둘러 방을 구하려고 대학가 인근 주택가를 돌아다니고 있지만 빈방이 거의 없다"며 "3일째 빈방을 구하려고 주택가를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이날 성대 인근 부동산 4곳을 직접 방문해 '원룸 및 하숙 월세' 물건을 확인한 결과, 단 한 건의 빈방 물건도 없었다. 성대뿐 아니라 아주대와 경희대 국제캠퍼스 등 도내 대학가 주변 상황도 거의 비슷한 실정이다. 늘 이맘때면 대학 졸업시즌과 맞물려 빈방이 쏟아져 나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하숙은 물론 자취방 물건이 거의 없다. 이런 현상은 최근 취업난때문에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하숙이나 자취방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부 발빠른 대학생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하는 대학생 전세임대 입주로 발길을 돌렸다. 지난달 13일 접수가 마감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경우 수도권에 총 5천400호(경기 1천800호, 인천 630호, 서울 2천970호) 공급에 총 1만3천550명이 몰려 평균 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학가 주변 경쟁률은 수십 대 1로 치열하다. 전세는 최대 7천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고, 월세는 임대보증금 100만~200만원에 월 7만~9만5천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수원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매년 2월은 대학 졸업과 신입생 입학이 맞물려 빈방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많은 시기인데, 올해의 경우 극심한 취업난 탓에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